[글로벌뷰]불타는 중국증시 그 끝은

머니투데이 박형기 국제부장 | 2007.10.30 13:30

PER 무려 56, 1980년대 일본과 닮았지만 근본적인 차이 있어

중국 상하이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56이다. 20 정도가 적정한 수준이니 엄청난 버블이다.

그러나 미국의 대표적인 중국통인 짐 로저스는 최근 중국증시는 버블이 아니고, 상하이 지수가 내년 1월까지 9000을 돌파할 것이며, 딸에게도 중국주식을 물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90년대와 밀레니엄을 전후해 두 차례 세계여행을 하면서 이머징마켓(신흥시장)의 부흥을 가장 먼저 알아차렸고, 상품에 투자해 대박을 터트렸다.

짐 로저스는 중국의 성장세를 감안할 때 지금 주가수준이 버블이 아니라고 단언했다. 그는 PER등 서구의 잣대가 아닌 중국에 대한 믿음으로 중국증시에 거침없는 투자를 하고 있다.

그가 믿는 것은 중국의 연 10% 내외의 성장세가 앞으로도 20~30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중국이 많이 발전했지만 동부연해일 뿐 서부내륙은 아직도 미개발 상태다. 따라서 중국의 발전 가능성은 거의 무한대다. 앞으로 20~30년간 10%의 경제성장을 지속할 경우, 중국은 미국을 가볍게 누르고 세계 최대의 경제대국이 될 것이다.

현재 중국의 PER은 56이다. 중국 기업의 순익 성장률은 41%다. 현재 주가 수준을 유지할 경우, 연말에는 PER가 40으로 낮아진다. 그런데 40%대의 중국 기업 순익 성장률은 앞으로 20~30년간 지속될 것이다. 현재 PER가 좀 높다고 해서 중국을 버블이라고 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그렇기에 짐 로저스는 중국 증시가 버블이 아니라고 단언하는 것이다.

현재 중국 증시는 80년대 일본증시와 닮아 있다. 일본은 당시 미국을 추월할 나라로 여겨졌다. 일본 자본은 지금 중국 자본이 미국의 자산을 삼키 듯이, 록펠러 센터 등 미국의 자존심을 사들였다. 버블이 터지기 직전 일본의 닛케이는 89년 3만8000선을 뚫었다. 당시 다우지수는 3000선에도 미치지 못했다. 당시 일본 주식의 PER은 90에 달했다.

계속될 것만 같았던 일본의 질주는 결국 붕괴되고 말았다. 경제가 고성장기에서 성숙기에 접어듦에 따라 성장 모멘텀을 더 이상 지속시킬 수 없었고, 더욱 결정적인 것은 미국의 엔화절상 요구에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이다.


85년 플라자합의 이후 엔화가치는 달러 당 240엔에서 80엔까지 무려 3배나 절상됐다. 일본은 엄청나게 절상된 엔화를 주체하지 못해 미국의 자산을 사들였고, 일본 버블은 절정에 달했다. 일본이 중국처럼 고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었다면 그 버블은 한동안 지탱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일본 경제는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결국 버블은 터지고 말았다. 일본의 버블은 태생적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었다. 일본은 미국의 핵우산 아래 경제발전을 달성했다. 미국의 핵우산 아래 있었기 때문에 미국의 엔화절상 요구를 거부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일본은 버블 붕괴 이후 10년 대불황의 시기를 맞았고, 지금도 그 후유증을 완전히 극복하지 못했다. 한때 ‘라이징 썬(Rising Sun)’이라고 칭송받던 일본은 ‘폴링 썬(Falling Sun)’이 됐고, 이제는 중국이 ‘라이징 드래곤(Rising Dragon)’이라고 불리며 일본을 대신해 아시아를 대표하고 있다. 결국 일본은 미국의 핵우산이라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미국을 넘어설 수 없었다.

일본과 함께 한 때 미국의 헤게모니를 위협했던 나라가 구소련이다. 그러나 구소련은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밖에 있었다. 동구권 안에 머물러 있던 구소련은 동구권 붕괴와 함께 사라지고 말았다. 사실 구소련은 원래 2류국이었다. 피터 대제가 유럽을 흉내 내기 위해 수도를 모스크바에서 뻬쩨르부르그로 천도했을 정도였다. 그러던 구소련이 사회주의 혁명을 제일 먼저 달성함에 따라 동구권의 맹주가 됐고, 냉전시대에 과도한 대접을 받았다. 그런 구소련은 동구권 붕괴 이후 페레스트로이카로 10년 정치 대동란을 겪은 이후 최근에야 고유가 덕분에 국제 경제 무대에 명함을 내밀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다르다. 소련처럼 WTO 체제 밖에 있지 않고, 일본처럼 미국의 핵우산 아래 있지 않다. 즉 중국은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 미국의 헤게모니를 위협하고 있고, 미국의 핵우산 아래 있지 않기 때문에 미국의 위안화 절상 요구를 거부할 수 있다.

결국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경제의 헤게모니를 쥘 지구상 유일한 나라인 것이다. 중국이 향후 20~30년간 현재의 성장세를 구가할 것이고, 그렇다면 중국 상하이지수는 3만 4만 돌파도 가능할 것이다. 중국증시의 대세상승기에 접어들었고,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중국의 미래에 베팅한다면 지금 들어가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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