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약세 조짐들 곳곳에 vs 98년처럼 갈수도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 2007.10.30 08:37
미증시가 주택시장 침체, 고유가에도 연일 상승, 사상최고가에 다가서고 있지만 향후 조정에 무게가 실리는 불안한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9일 보도했다. 30개 종목으로 구성된 다우지수가 사상최고가에서 크게 밀리지 않으며 예상보다 선전하고 있지만 깊게 파고들면 미증시의 허약한 주소를 적나라하게 볼 수 있다는 것.

바클레이 글로벌 인베스터의 수석투자전략가인 러스 코스테리치는 "감소하는 내구재주문, 둔화되는 제조업체 이익, 주택시장 침체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경기가 침체로 가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주식시장 관점에서 내년 전망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조정 국면을 알리는 신호들
먼저 지수가 상승하는 과정에서 하락종목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주가상승-하락비율(ADR)이 지난 봄부터 하락하고 있으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종목도 더불어 줄어들고 있다. S&P500을 구성하는 500개 종목중 절반 이상이 지난주 200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떨어졌다. 뉴욕의 소매 금융기관인 밀러 타박의 필 로스 차티스트는 "S&P500지수는 200일선 위에 있지만 종목들은 그렇지 않다. 이는 힘이 없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기업에 대한 ADR 비율은 여름부터 꾸준하게 감소하고 있다. 주가가 루머에 급등락하는 것도 약세장의 조짐이다.

이런 신호들은 미국 경기가 침체가 아니라 연착륙에 성공하면 무시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조정장을 알리는 것으로 이해해야한다.

2000개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러셀2000 지수는 5년전 강세장이 시작될 때 다우지수보다 훨씬 가파르게 올랐다. 중소형주가 금리인하와 경기회복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2002년10월9일 이후 러셀지수는 지금까지 151%올랐다. 다우지수는 89% 오른 데 그쳤다. 그런데 지난 봄을 지나며 판세가 바뀌었다. 신용경색에 중소형주가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다.

러셀지수는 5월말 이후 3%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다국적 기업이 해외에서 선전한 것을 바탕으로 1.3% 올랐다. 강세장이 시작되거나 한창일 때 경기는 힘이 넘친다. 중소형주는 대형주를 압도한다. 그러나 강세장이 늙어 힘을 다하기 시작하면 상승 종목이 줄고 대형주 중심의 흐름이 강화된다. 대형주마저 꺾이면 강세장은 종료된다.

99년 기술주 버블이 절정에 달할 때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소수 대형주는 강세를 지속했고 지수는 올랐지만 중소형주는 오래전 조정국면에 진입했다.


아직까지 93달러를 넘어선 유가는 증시에 별 영향을 주지 않았다. 지난주 다우지수는 21.% 올라 한달래 최고 성적을 냈는데, 2.6%만 더 오르면 사사최고가를 경신한다. 관심은 건강한 고용시장과 아시아 지역의 경제성장에 따른 미국 기업들의 수출 호전이 유가급등과 인플레이션과 같은 악재를 어느 정도까지 상쇄할 수 있는지 여부다.

◇시장은 금리인하에 베팅중
투자자들은 금리인하에 베팅하고 있다. 9월 금리인하가 강한 반등을 견인한 것처럼 수요일 금리인하도 증시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다. 금리인하가 유동성을 늘려 우울한 경기에 활력소를 제공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심지어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경기 둔화가 금리인하를 가져올 수 있어 금융시장에는 긍정적이라는 궤변과 같은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98년 9월 롱텀 캐피탈 매니지먼트(LCTM) 파산 이후 연준의 금리인하와 금융시장 반응을 떠올리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연준의 불같은 세차례 금리인하에 힘입어 미국 경기는 4분기 6.2% 성장했다. 당시 연준은 9월 첫번째 인하가 시장안정에 도움이 되지않자 10월, 11월 연이어 금리를 내렸다. 연준은 같은 일이 올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투자자들의 기대는 이와 다르다.

라피 자만 듀퐁 캐피털 매니지먼트 미국 투자 부문 대표는 "연준은 신용 경색 이슈에 매우 민감하다. 금융시장 혼란이 다시 가중된다면 연준은 다시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만은 풍부한 유동성으로 지금 버블이 형성되고 있다며 금리인하를 무조건 호재로 받아들이는 것은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아시아 이머징시장에도 적지않게 투자해둔 자만은 거품이 꺼지는 듯한 신호만 나타나면 무조건 주식을 다 처분할 만만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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