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증시 빅뱅 원동력은 '소비폭발'

엄성원 기자  | 2007.10.29 16:16
29일 아시아 증시는 한국의 코스피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한 것을 비롯, 홍콩의 항셍지수가 지난주 3만 돌파에 이어 3만1000선마저 돌파하고, 인도의 선섹스 지수가 2만선을 넘보는 등 일제히 급등했다.

일본의 닛케이가 1.17%, 대만의 가권이 1.85% 상승했으며, 최근 들어 주춤하던 중국증시도 2%대 급등했다.

이날 아증시의 급등은 지난주말 발표된 컨트리와이드의 실적전망이 예상보다 좋았고, 오는 31일 열리는 미국 FOMC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를 선반영한 것이다.

소비폭발이 기업실적 개선 이끌어 증시 상승 촉매 작용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아시아의 소비 폭발에 있다. 현대자동차가 신흥시장 수요가 급증해 자동차가 없어서 못 팔 지경이라고 고백할 정도다.

소비 폭발은 기업 실적 개선을 이끌고, 기업실적 개선은 증시의 랠리를 정당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 아시아는 생산기지에서 소비 기지로 변해가고 있다. 특히 친디아의 소비증가율은 중국 2억명, 인도 8000만명의 중산층의 부상에 힘입어 눈부시다.

중국 세계 5위 소비대국 부상

지난해 중국의 소비 총액은 전년보다 13.7% 늘어난 7조6410위안(9500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전세계 소비시장의 5.4%에 해당한다. 중국은 이미 미국, 일본, 독일, 영국에 이은 세계 5위 소비 대국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성장 속도 면에서 다른 나라들을 압도하고 있다. 중국의 소비시장은 지난 6년간 130% 확대됐다. 매년 12~14% 증가율을 지속하고 있다. 크레디트 스위스는 중국이 2015년 세계 소비시장의 14.1%를 차지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소비대국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6년간 중국 소비자들의 소비지출 증가율은 80%에 달해, 같은 기간 미국의 20%를 크게 상회했다. 중국인들이 소비의 재미를 만끽하기 시작한 것은 2003년부터다.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GDP)이 1000달러를 넘어서면서 소비시장 규모도 매년 1조위안씩 커졌다.

중국 소비시장의 버팀목은 중산층이다. 중국에는 현재 3000만명의 고급 소비층과 1억6000만명의 중산층 등 2억명에 육박하는 소비시장을 갖고 있다. 또 중국 전체 인구의 0.44%에 해당하는 600만명은 10만달러 이상의 현금자산을 보유한 최고급 소비자다.

이들이 소비에 뛰어드면서 주택, 자동차, 여행, 보석 소비 증가세가 두들어지고 있다. 중국의 휴대전화 가입자수는 6억명을 돌파해 세계 최대 휴대전화 시장으로 부상했다. 컴퓨터와 자동차 분야에서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시장이 됐다.


또 지난해 해외관광을 한 중국인은 3400만명이며, 올해는 3740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이미 중국 관광객은 세계 4위 관광소비그룹으로 등장했다.

인도 한달에 휴대폰 600만명 가입

인도도 세계 소비 시장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도는 외환위기 이후인 1991년부터 시장개방과 소프트웨어(SW) 인력양성을 통한 성장정책을 유지하면서 '세계지식 산업의 아웃소싱 공장'으로 등장했다.

이로 인해 창출된 소득이 국내 소비의 폭발을 불러와 사회 전반에 걸쳐 제조업 투자 붐이 크게 일어나고 있다.

맥킨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인도가 오는 2025년에는 세계 5위의 소비대국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인도가 연간 7.3%의 경제성장률을 꾸준히 유지할 경우 2025년에는 미국, 중국, 일본, 영국에 이어 5위 소비국에 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인도 소비는 세계 12권에 머물러 있어 인구가 6분의 1에 불과한 브라질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경제 성장으로 8000만명에 달하는 중산층이 소비의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소비 문화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인도의 젊은 중산층들은 이전과 달리 명품, 자동차 등에 선뜻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

인도 휴대전화 가입자수는 월평균 600만명을 넘어섰다. 매달 홍콩 전체 인구만큼 이동전화를 구매하고 있는 셈이다.

GE 이멜트 회장 "친디아 덕에 산다"

이렇듯 친디아의 구매력이 확대되자 이를 선점하기 위한 다국적 기업의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IBM, 인텔, 제너럴일렉트릭(GE), 씨티그룹, 허치슨, 월마트, 보잉 등 셀수 없을 정도로 많은 다국적 기업들이 대거 친디아로 몰리고 있다.

제프리 이멜트 제너럴 일렉트릭(GE)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경기 침체 우려에도 불구, 사업 전망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낸 이유다.

이멜트 회장은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 경기 침체가 GE 실적에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멜트 회장이 믿는 구석은 이머징마켓의 선두주자 중국과 인도. 그는 미국 경기가 침체되더라도 중국, 인도 경제의 강세는 계속될 것이라며 향후 수년간 GE의 중국, 인도 판매가 연 평균 2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몸값 124조? 우리가 사줄게"…'반도체 제왕', 어쩌다 인수 매물이 됐나
  2. 2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3. 3 [단독]울산 연금 92만원 받는데 진도는 43만원…지역별 불균형 심해
  4. 4 점점 사라지는 가을?…"동남아 온 듯" 더운 9월, 내년에도 푹푹 찐다
  5. 5 "주가 미지근? 지금 사두면 올라요"…증권가 '콕' 집은 종목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