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체의 '외도'가 늘고 있다

머니투데이 백진엽 기자 | 2007.11.01 08:19

트라이브랜즈 건설사 인수, 한섬 기업분할, 제일모직 변신 등

패션업체들이 패션사업과 큰 상관이 없는 다른 분야의 사업을 강화하거나 업체를 인수하는 등 '외도'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최근 내의업체인 트라이브랜즈가 건설업체인 명지건설을 깜짝 인수했다. 쌍방울로 시작해 '트라이'라는 브랜드로 국내 내의업계를 이끌어 온 트라이브랜즈가 건설사업에 뛰어든 것. 트라이브랜즈는 명지건설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 지분 90%를 취득해 명지건설을 인수했다.

명지건설은 학교법인 명지학원 소유의 건설업체다. 1958년 설립 후 각종 대형 공사를 꾸준히 수주, 주택 및 건물 시공, 토목 능력을 두루 갖춘 도급순위 100위 이내의 1군 건설업체 자격을 유지해 왔다.

트라이브랜즈는 명지건설 인수를 통해 대주주인 대한전선의 건설업 및 부동산 개발 사업에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대한전선이 트라이브랜즈의 내의사업부문을 자강에 매각할 것으로 알려져, 트라이브랜즈의 명지건설 인수는 단순한 외도에 그치지 않고 사업분야의 탈바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타임', '마인', '시스템' 등 여성 캐릭터 브랜드 업체인 한섬은 이달초 부동산개발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한섬피앤디를 설립키로 했다.

패션사업과 부동산개발사업을 분리, 사업의 집중도와 전문성을 높인다는 계획. 존속법인이 되는 한섬은 의류제조 도소매업을 주력으로 하게 된다. 한섬피앤디는 부동산업과 관광숙박업도 영위하게 된다.


이는 한섬이라는 패션업체의 외도라기보다는 패션과 부동산 사업을 하는 각각의 업체를 설립해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높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기존 한섬의 주주 입장에서는 패션과 부동산 사업 모두 강화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된다.

패션업체 중 사업다각화가 가장 잘 이뤄진 곳은 패션업계 맏형인 제일모직. 삼성그룹의 모태인 제일모직은 그동안 끊임없는 변신을 통해 지금까지 남아 있는 몇 안되는 패션·섬유업계의 1세대 회사다.

그동안 사업다각화를 통해 지금은 패션분야 매출이 절반도 안되는 수준이다. 제일모직은 1954년 직물사업으로 시작, 1983년 패션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이후 1989년 화학 신소재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 고기능성 합성수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어 1994년부터는 반도체용 회로보호재 생산을 시작으로 전자재료사업에도 진출했다.

이후 화학 신소재와 전자재료부문의 매출이 증가하면서 패션부문의 매출비중은 점차 감소했다. 올들어 9월까지 제일모직의 매출 2조2339억원 중 패션과 섬유부문 매출은 36% 수준인 8050억원이었다.

LG패션도 본격적이지는 않지만 다른 사업부문에 입질을 하고 있다. 현재 공사중인 성수대교 남단의 새 건물에서 패션사업 이외의 사업을 검토중인 것. 이 건물에서 진행할 사업을 구상하기 위해 팀을 꾸렸고, 레스토랑 운영 등을 통한 외식사업을 비롯해 다양한 신규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몸값 124조? 우리가 사줄게"…'반도체 제왕', 어쩌다 인수 매물이 됐나
  2. 2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3. 3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
  4. 4 [단독]울산 연금 92만원 받는데 진도는 43만원…지역별 불균형 심해
  5. 5 점점 사라지는 가을?…"동남아 온 듯" 더운 9월, 내년에도 푹푹 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