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문인지 최근 정 후보는 부쩍 피곤한 모습이다. 눈도 자주 충혈된다. 참모들로선 "좀 쉬어가면서 하시라"고 권할 만하지만 그의 속사정을 알고 나면 그런 소릴 꺼내긴 쉽지 않다.
정 후보의 최대 고민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 대선까지 남은 기간은 불과 50여일이다. 그런데 할 일은 많다. 선대위 구성, 외연 확대, 정책 구상까지 마음이 급하다. 좋든 싫든 단일화도 해야 한다.
◇지지율 상승세 어디까지…= 최우선 과제는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것. 현재 지지율은 후보선출 이후 꾸준히 올라 20%에 턱걸이했다.
하지만 상승세가 언제 한계를 드러낼지 알 수 없다. 정 후보는 아직 경선 과정에서 손학규 이해찬 두 후보가 받았던 지지율을 완전히 흡수하지 못했다. 지지율 50% 안팎인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저만큼 멀리 있다.
이번 주에 나올 각 언론의 여론조사 결과가 그래서 관심이다. 20%선에 안착하면 30%를 바라볼 수 있다. 30%에 올라서면 해 볼만한 승부가 된다는 게 정 후보측 계산이다. 정 후보측은 "대선까지 하루에 1%p, 아니 0.5%p씩이라도 오르면 좋겠다"는 기대다.
◇급히 먹은 밥, 체하지 않을까= 남은 숙제는 선대위의 활약 여부다. 정 후보는 후보지명 뒤 2주도 채 안돼 선대위를 출범했다. '속도전'이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창당 물꼬를 튼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에다 경쟁자였던 손학규 이해찬 두 경선주자까지 참여함으로써 적어도 '물리적' 통합은 이뤘다는 평이다. 신당은 "한나라당은 두달이 넘도록 못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서둘렀던 만큼 당장 완벽한 하모니가 나타날지 미지수다. 경선 당시 손학규, 이해찬 후보진영서 뛰었던 실무자들 중 상당수가 선대위 참여를 미루거나 주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대위 내부의 이질적인 세력들이 '화학적'으로 결합해 시너지를 내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다른 과제인 단일화 논의는 일단 뒤로 미룬 상태. 요즘엔 후보단일화 대신 '후보 통합'이란 애매한 표현을 쓴다. 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단 얘기다. 노무현 대통령과 관계 복원에 있어서도 "고비는 넘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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