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건보료 수수료 장사 '심하다'

머니투데이 여한구 기자 | 2007.10.29 09:32

건보 재정악화 요인 작용-1년만에 수수료율 2배로 인상하기도

국내 주요 카드사들이 건강보험료 카드 납부 수수료를 대형병원에 비해 과도하게 받아 건강보험 재정악화의 한 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뒤늦게 건강보험료 카드 납부 시장에 뛰어든 일부 카드사는 1년만에 수수료율을 2배나 올리는 등 카드사가 국민을 볼모로 과도한 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28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국회 보건복지위 김충환 의원(한나라당)실에 따르면 건보공단은 지역가입자의 납부 편의를 위해 2001년부터 신용카드로도 건보료를 받고 있다. 처음에 5개 카드사로 출발했던 건보료 카드 납부는 2006년부터 국민·롯데·BC·삼성·신한·LG·외환·현대카드 등 8개사로 늘어났다.

처음에 참여한 카드사들은 수수료율을 1%로 책정했지만 2005년부터 일률적으로 2%로 올려받고 있다. 현재는 모든 카드사들이 동일하게 2%의 수수료율을 적용 중이다. 이는 종합병원이나 주유소 등에 적용되는 수수료율 1.5%보다 0.5%가 높은 것으로, 여기에 들어가는 금액은 국민들이 내는 건보료로 충당된다.

이에 대해 카드사들은 "건보료의 경우 종합병원과는 달리 카드 결제 다음날 바로 공단 계좌로 이체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비쌀 수 밖에 없다"며 높은 수수료의 불가피성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건보료 카드 납부를 시작할 때는 건보공단측과 협상 때문에 1%의 낮은 수수료율를 적용하다 카드 납부자가 늘어난 뒤에 수수료율을 올리는 것은 국민 편의를 볼모로 삼는 영업 행태라는 비판이 많다.


예를 들어 신한카드의 경우 다른 카드사들이 2% 수수료율을 적용하던 2005년에 건보료 카드 납부에 뛰어들면서 수수료율을 1%로 적용했다. 그러나 이듬해인 2006년부터는 곧바로 수수료율을 다른 카드사들과 같은 2%로 인상했다.

이에 대해 신한카드의 한 임원은 "처음에는 1% 수수료율로 특별승인이 났지만 이후 공단과 협의를 거쳐 2%로 인상이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반면 건보공단 관계자는 "카드사에서 계약 해지를 언급하며 버티면 공단 입장에서는 대규모 민원 발생을 우려해 카드사 입장을 수용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자사 카드로 보험료를 내는 지역 가입자들이 상당수인 상황에서 수수료율을 올리겠다고 버티면 건보공단이 '울며 겨자 먹기'로 수용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신한카드가 악용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김충환 의원은 "국민 편의를 볼모로 잡은 전형적인 카드사의 배짱 영업"이라며 "이를 예상하고도 견제 장치 없이 계약을 한 건보공단에도 문제가 크다"고 비판했다.

한편, 건보료 카드 납부는 2005년 33만9000건에서 2006년 42만3000건, 올해는 상반기에만 31만3000여건으로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건보공단의 카드 수수료 부담 역시 2005년 19억여원에서 2006년 24억여원, 올 상반기에는 19억여원 등으로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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