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증시 '3만 돌파'…배경과 전망은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7.10.26 13:49

中 투자자 홍콩 주식 투자 허용 방침 호재

홍콩 증시가 중국 증시가 주춤하고 있는 와중에도 3만선을 돌파하는 초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홍콩 증시가 중국 증시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초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데에는 △ 중국 개인 투자자들의 홍콩 증시 투자 허용 방침 △ 중국 증시에 비해 낮은 가치평가 수준 등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홍콩 증시는 지난 18일 장중 3만선을 돌파한 후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다시 강세 흐름을 되찾아 이날 다시 3만선을 탈환하는데 성공했다.

홍콩 증시는 이날 한국시간으로 오후 1시 26분 현재 전일대비 1.24%(368.79포인트) 오른 3만223.28을 기록 중이다.

홍콩 증시의 강세는 지난 8월 20일 중국 정부가 넘치는 유동성을 국외로 빼내기 위해 홍콩 주식에 대한 직접 투자를 허용할 방침이라고 밝힌 후부터 본격화됐다.

항셍지수는 중국 투자자의 본토 투자 허용 발표가 나온 이후 무려 48% 급등했다. 연초대비 상승률이 51.5%인점을 감안할 경우 대부분 상승분은 8월 이후 계상된 것이다.

이미 발빠른 본토 개인 투자자들은 홍콩 투자 허용에 발맞춰 홍콩을 방문하고 증권 계좌를 트는 등 주식 투자 허용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홍콩 증시 상승세는 홍콩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주가가 중국 본토 증시에 비해 저평가된데 따른 대체 수요가 몰리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로 불안한 움직임을 보였던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자금을 빼내 중국과 홍콩을 비롯한 신흥시장으로 몰려들었다. 이들 투자자들은 과열 우려가 나오고 있는 중국 대신 비교적 저평가된 홍콩 증시를 대안 투자처로 선택했다. 최근에는 대만도 뮤추얼펀드의 중국과 홍콩 투자를 허용했다.


템플턴 자산운용과 베어링 자산운용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홍콩 증시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비해 충분히 싼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콩 항셍지수의 주가수익률(PER)은 최근 주가 급등에 힘입어 2004년 3월 이후 최고수준인 19.2배를 기록하는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마크 모비우스 템플턴 자산운용 투자전략가는 "홍콩 증시의 최근 급등에도 불구하고 중국 본토 증시에 비해 여전히 저평가 돼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상하이 증시는 홍콩 증시에 비해 3배 이상 비싸다"면서 "전세계 주요 20개 증시 가운데 홍콩 증시의 PER가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중국 개인 투자자들이 홍콩 주식 투자를 시작할 경우 홍콩 증시의 상승 가능성은 매우 밝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중국의 가계 저축은 2조3000억달러로 추산된다. JP모간체이스는 내년에만 600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홍콩 증시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에는 주식 투자에도 일가견이 있는 마카오의 도박왕 스탠리 호가 홍콩 항셍지수가 4만포인트를 넘을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기도 했다.

스탠리 호는 "중국이 홍콩 경제 지원에 적극 나설 것이며, 이로 인해 홍콩 증시는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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