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 자문사 '신장개업' 잇따라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 2007.10.29 09:34

운용 자유롭고 성과보수도 많아 홀로서기 시도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들이 잇따라 투자자문사 '신장개업'에 나서고 있다. 투자자문사는 자산운용사보다 투자종목이나 운용방식이 자유롭고 초과이익에 따른 성과보수도 받을 수 있다. 증시 활황속에 탄탄한 운용실력을 무기로 홀로서기를 시도하려는 펀드매니저들의 발길이 늘고 있다.

28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신운용에서 시스템운용본부를 이끌었던 황규철 본부장은 지난 8월말 18년간 근무했던 한국투신운용을 떠나 헤지펀드 운용을 목표로 투자자문사 설립에 나섰다.

그는 BFG투자를 차린 뒤 금융감독원에 투자자문사 등록 신청을 해 놓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BFG투자는 최근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 경력직원 모집에 나서는 등 이르면 내달께 투자자문사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황규철 전 본부장은 한국투신운용에서 오랜기간 인덱스펀드 운용을 담당했기 때문에 자금의 성격에 따라 인덱스펀드의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황 전 본부장은 "초기엔 운용자금 100~150억원을 모은 뒤 운용성과를 쌓아 기관투자자들의 자금도 모집할 것"이라며 "향후 자산운용시장의 성장에 발맞춰 헤지펀드 등 다양한 운용전략을 가진 펀드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현 KT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도 이달초 회사를 그만둔 뒤 투자자문사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건설업체 부영의 금융계열사인 부영파이낸스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며 올해 안으로 투자자문사 설립이 완료되면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이재현 본부장과 같이 근무했던 심우재 KTB자산운용 펀드매니저와 대한투자신탁 출신 김병호 씨도 이 본부장과 함께 자문사 설립에 참여하고 있다.


문장주 한불종금 펀드매니저는 올초 회사를 떠나 개인 투자사무실을 꾸린 경우다. 그는 지난 99년 신한투신 채권펀드매니저를 시작으로 운용업계에 첫 발을 내딛은 후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동양투신운용 펀드매니저를 거쳐 시선투자자문 운용담당 임원을 거쳤다.

그는 개인투자사무실에서 운용을 통해 5개월간 200%에 가까운 수익률을 거두기도 했다. 문장주 전 펀드매니저는 "자산가치 대비 주가가 15% 할인된 주식을 선별하고 특히 미래 성장동력을 갖고 있는 기업에 집중투자한다"면서 "신용매수 등 레버리지를 통해 고수익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방식으로 자본금을 키운 뒤 헤지펀드 설립이 가능해지면 투자회사를 새롭게 설립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윤창보 수성투자자문 대표이사는 KB자산운용에서 주식운용본부를 이끌어 온 수장이다. 윤 대표는 지난 2003년부터 2005년까지 튜브투자자문에서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했고 2005년 11월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을 맡았다. 윤 대표는 지난해 11월부터 운용전략본부로 자리를 옮긴 뒤 지난 6월 회사를 그만두고 7월초 수성투자자문을 차렸다. 수성투자자문은 보통 연 수익률 15%를 초과한 이익의 15%를 성과보수로 받는다.

윤 대표는 "자산운용사에서 틀에 갇힌 운용을 하기보다 자신의 운용 능력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투자자문사나 개인 투자회사를 차리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자본시장의 급성장과 빠른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안정된 직장을 떠나 경험을 쌓은 뒤 헤지펀드 등 새로운 시도를 준비하려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몸값 124조? 우리가 사줄게"…'반도체 제왕', 어쩌다 인수 매물이 됐나
  2. 2 [단독]울산 연금 92만원 받는데 진도는 43만원…지역별 불균형 심해
  3. 3 점점 사라지는 가을?…"동남아 온 듯" 더운 9월, 내년에도 푹푹 찐다
  4. 4 "주가 미지근? 지금 사두면 올라요"…증권가 '콕' 집은 종목들
  5. 5 '악마의 편집?'…노홍철 비즈니스석 교환 사건 자세히 뜯어보니[팩트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