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유가·루머에 '출렁'...약보합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7.10.26 06:13

MS 모토로라 선전 불구, 유가급등 금융시장 불안 작용

엇갈린 경기지표와 실적전망속에 뉴욕 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했다.

2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3.33포인트(0.02%) 떨어진 1만3671.92를, S&P500지수는 1.48포인트(0.10%) 하락한 1514.40으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2750.86으로 23.90포인트(0.86%) 내렸다.

◇ 취약한 시장..루머에 '출렁'

이날 발표된 신규주택 판매와 내구재 주문실적이 투자심리에 위안을 주지 못하고 신용경색에 대한 우려를 확산시키는 쪽으로 작용한데다 수일간 조정양상을 보이던 국제유가가 급반등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90달러를 넘어선 채 마감한 것도 악재가 됐다.

모토롤라가 양호한 실적을 발표하며 기술주 강세 바통을 이어받았고, 장 마감후 실적을 발표하는 마이크로 소프트도 투자자들의 기대를 키웠으나 장 전체를 이끌기에는 힘이 부족했다.

장 중반까지 방향을 잡지 못하고 보합권을 오르내리던 주가는 장 후반들어 급락세로 방향을 잡는 듯 했다. AIG가 서브프라임모기지와 보증채무 부실로 인해 대규모 상각을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급락의 원인이 됐다.

그러나 CNBC가 이같은 루머가 사실이 아니라고 보도하고, 장마감후 발표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실적발표 등에 기대하는 반발매수세의 유입으로 보합권까지 재반등하는 등 다우지수가 200포인트 가까운 등락폭을 보인 하루였다.

코웬 앤드 컴퍼니의 상장기업 트레이딩팀장 토드 레오니는 "실적관련 빅뉴스가 없는 가운데 유가상승과 금융주 약세가 지수를 끌어내렸다"며 "박스권 매매가 이어진 하루였다"고 말했다.

◇ MS 모토로라 구원등판, 금융주는 '발목'

기술주들의 실적호전 발표가 장을 지탱하고 있는 가운데 이날은 마이크로소프트와 모토로라 등이 주목을 받았다.

마이크로 소프트(MS)는 이날 장마감후 발표한 실적자료에서 윈도비스타 판매급증과 아울러 '헤일로3' 매출 가세로 1분기 매출이 108억달러에서 137억6000만달러로 증가, 1999년 이래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순이익은 43억달러(주당 45센트)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5억달러(주당 35센트)에 비해 23% 늘었다.

이는 톰슨 파이낸셜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 주당 순이익 39센트와 매출 126억달러를큰 폭으로 뛰어넘는 실적이다.

MS가 구글을 제치고 이날 온라인 인맥관리 사이트 페이스북 지분을 인수한 점도 호재가 됐다. MS는 2억4000만달러에 페이스북 지분 1.6%를 인수, 페이스북의 전략적 광고 파트너로 전 세계 광고 판매를 시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MS는 이날 장중 '어닝 서프라이즈'에 대한 기대감으로 전날에 비해 2.37% 상승한채 마감했다. 장마감후 실적발표가 이어지자 MS주가는 5% 가까이 급등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기업중에서는 가상현실 SW전문기업 VM웨어가 월가의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으로 주가가 10.12% 상승하는 초강세를 기록했다.

MS와 함께 모토로라 역시 실적 호전으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모토라는 이날 3분기 순이익이 6000만달러(주당3센트)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9억6800만달러(주당 39센트) 보다 감소했다고 밝혔다. 일회성 항목을 제외한 순이익은 주당 6센트로 월가 예상치 4센트를 웃돌았다. 이에 따라 주가는 4.04% 급등했다.

소니는 전자제품 판매 호조에 힘입어 2분기 6억4500만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하는 양호한 실적을 발표했다. 주가는 5.94% 오르며 기술주 강세에 동참했다.

기술주 가운데서도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컴캐스트와 시만텍은 각각 12%, 13% 급락하는 부진을 보였다.

제조업 중에는 제약업체 브릴스톨마이어 스큅은 3분기 순이익이 두배이상 증가했다고 발표하면서 3.31% 오르는 강세를 보였다.


반면 금융주는 이날도 시장약세를 이끌었다.
금융주 하락의 선두는 AIG였다. AIG는 이날 대규모 상각설이 장중에 퍼지면서 주가가 줄곧 약세를 보였다. CNBC가 '사실무근'이라고 보도했지만 악화된 투자심리를 되돌리지 못하고 전날에 비해 3.21% 급락했다.

AIG의 사례는 투자자들이 여전히 신용경색으로 인한 숨겨진 부실이 얼마나 될지 불안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여기에 대규모 자산 상각으로 증시에 충격을 안겨 준 메릴린치가 4분기에 40억달러어치의 모기지 증권을 추가 상각할 것이라는 전망이 더해졌다. CIBC 월드 마켓 애널리스트 머레디스 위트니는 전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 메릴린치가 지난 3분기에 대규모 자산상각을 단행, 부실을 털어냈으나 여전히 상당한 규모의 부실 증권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번 4분기에 40억달러를 추가 상각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메릴린치 주가는 3.67% 하락 마감했다. 이날 아멕스 브로커/딜러 지수는 1.5% 뒷걸음쳤다.

◇ 되살아난 고유가 불안

잠잠하던 국제 유가가 급반등, 사상 처음으로 종가기준으로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12월 인도분 가격은 배럴당 전날보다 3달러36센트 급등한 90.46달러로 마감했따.WTI는 이날 장중한때 90.60달러까지 도달, 장중 최고가 기록도 경신했다.
에너지 공급부족에 대한 우려와 중동지역의 긴장고조가 국제유가를 급등시켰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사무총장 압달라 엘 바드리는 25일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예정돼 있는 하루 50만배럴 증산 외에 OPEC는 어떤 증산 계획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해 공급부족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미국정부는 이날 이란의 금융기관들에 대해 새로운 제재안을 발표, 중동지역의 긴장이 더욱 고조될 것이라는 우려를 불러 일으켰다. 레바논 군이 이스라엘 전투기에 발포했다는 소식이 불안감을 더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긴장이 석유 공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중동지역의 갈등격화가 결국은 사우디 아라비아나 이란 등 산유국의 생산 감소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터키의 이라크 북부공습으로 이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것도 지속적인 불안요인이 되고 있다.

전날 미 에너지부는 원유재고가 530만배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감소규모는 애널리스트의 전망치를 웃도는 것으로, 사흘간의 유가조정 추세를 반전시켰다.

원유가 뿐 아니라 천연가스 역시 3% 급등하는 등 여타 에너지 가격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 주택-고용, 엇갈린 지표

금리정책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주택과 고용관련 지표는 엇갈리게 나타났다.
주택경기는 예상과 달리 다소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9월 신규주택판매는 전월대비 4.8% 증가한 77만채(연율)을 기록,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월가 예상치와 일치했다. 주택판매가격은(중간값)은 23만8000달러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5% 상승했다. 다만 전월(8월) 주택판매는 기존 추정치 79만5000채보다 6만채 줄어든 73만5000채로 수정됐다.

제조업 경기와 고용사정은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9월 내구재 주문은 전월대비 1.7% 줄어, 2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월가 전문가들은 1.1%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방위재를 제외한 내구재 주문은 0.7% 증가했다. 항공기 주문 증가에도 불구하고 운송장비 주문은 6.3% 감소했다. 자동차와 선박주문도 2.9%, 5% 각각 줄었다. 내구재 선적은 2% 감소해 8월(-1.9%) 에 이어 감소세르 이어갔다.

특히 변동성이 적은 국방장비 주문을 제외한 내구재주문은 39% 감소했다. 국방장비 주문은 0.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간 고용사정을 나타내는 지난주 실업수당청구건수는 33만1000건로 전주보다 8000건 감소했다. 하지만 월가 예상치인 32만건은 웃돌았다.
변동성이 적은 4주 이동평균 청구건수는 32만4750건으로 7750건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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