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도 씁쓸해할 '버핏효과'

머니위크 황숙혜 기자 | 2007.11.02 07:59

[머니위크 취재후기]

전설적인 투자자가 25일 한국 땅을 밟았다. '투자의 귀재', '오마하의 현인' 등 화려한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워런 버핏이 한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식시장의 관심은 대단했다. 1965년 버크셔 헤더웨이를 인수한 후 주식시장이 닷컴 버블로 점철됐던 1999년을 제외하고는 43년 동안 마이너스 수익률을 단 한 차례도 내지 않았던 '현인'의 입에 시장의 눈과 귀가 온통 집중됐다.

버핏의 발언은 장중 수 십건의 기사로 시장에 전달됐고, 그가 언급한 종목은 요동쳤다.

3분기 실적 악화 우려속에 최근 34개월만에 1만원 아래로 밀린 기아차는 이날 상한가로 마감했다. 리먼 브러더스의 투자의견 상향이 장 초반부터 오름세를 이끌었지만 장중 저가 대비 시가총액이 4000억 원 이상 불어난 데는 버핏의 영향력이 컸다. 이밖에 포스코가 4% 이상 올랐고, 현대제철 역시 상승세로 반전해 5% 가량 오른 후 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

버핏의 힘을 실감하게 하는 것은 이 뿐만이 아니다. '발빠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버핏이 방한하기 전부터 그를 포함한 월가의 전설적인 투자가들이 한국 증시에 투자한다면 어떤 종목을 매수할 것인지에 관한 보고서를 만들어냈다.

이른바 '버핏 테마주'는 그가 연례투자보고서를 통해 포스코 보유 사실을 처음 밝혔던 지난 3월에도 증권가에 등장한 바 있다.


자신의 이름이 붙여진 테마주에 버핏은 과연 어떤 기분일까.

버핏의 투자원칙은 '내재가치에 근거한 장기 투자'가 골자다. 그는 1999년 닷컴 버블이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궜을 때 인터넷 종목을 철저히 외면, 아는 기업에만 투자한다는 원칙을 지켜냈다.

이날 대구텍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버핏은 기업을 인수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투자에 임할 것을 당부했다.

단기적인 등락이나 시장 전망에 관심을 접고 기업 가치를 보라고 설파해 온 그가 '보유한 적 있다'는 말 한마디가 만들어 낸 상한가와 테마주를 엮어내는 '재치'를 보며 씁쓸해 하지는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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