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판매에 목매는 은행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 2007.10.24 09:28

4대은행 수익증권 판매 보름새 2조씩 급증

최근 시중은행들이 펀드 등 수익증권 판매에 영업력을 집중하면서 주요 은행들의 수익증권 판매잔액이 이들 들어 2조원 이상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3/4분기 수익증권 판매 증가분의 절반을 넘는 규모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의 수익증권 판매잔액은 지난 19일 현재 92조933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9월말 잔액 85조297억원에 비해 14일(영업일 기준)새 무려 8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은행별 판매잔액은 국민은행이 36조4019억원으로 선두를 달렸고, 그 뒤를 신한은행(28조3737억원) 우리은행(14조2983억원) 하나은행(13조8600억원)이 따랐다.

 이달 들어 수익증권 판매잔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신한은행으로 2조601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은 2조3892억원을, 하나은행도 2조744억원을 늘렸다.

수익증권 판매 증가세는 지난 7∼9월과 비교된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판매잔액은 9월 말까지 3개월간 각각 4조7172억원과 4조956억원 늘어났다. 이들 은행은 지난 3개월간 증가액의 절반가량을 단 14영업일 만에 올린 셈이다. 우리은행도 이달 들어 8973억원의 판매잔액을 늘리며 지난 3/4분기 증가분인 8396억원을 훌쩍 뛰어넘었고, 하나은행도 지난 3/4분기 증가분 1조7670억원을 웃돌았다.

은행들의 수익증권 판매잔액이 이처럼 급증한 것은 영업력을 이곳에 집중한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지점장은 "올해 초 신용카드, 방카쉬랑스 판매에 주력했지만 하반기 들어 펀드판매에 집중하고 있다"며 "개인금융 점포는 펀드판매 실적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은행권의 자금이 증권사로 이동하면서 수신이 어려워지는데다 주택담보나 중소기업 대출 등 여신영업 역시 여의치 않자 수익성 높은 수익증권 판매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은행 지점장들은 올해 펀드판매 실적이 내년 초 영업점 평가의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업점간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고소득 젊은층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에서는 펀드판매가 상대적으로 쉬운 반면 그렇지 않은 지역에서는 펀드판매에 애를 먹고 있다.

강남 지역의 한 은행지점 관계자는 "중국펀드 등 펀드수익률이 높다는 소식이 나오면 다음날 고객들이 직접 지점을 찾아와 상담을 받고 그 자리에서 펀드에 가입하는 경우가 상당히 있다"고 말했다. 이 지역의 다른 은행관계자도 "고객들의 금융지식이 상당해 놀랄 때가 많다"며 "다른 지역 지점보다 펀드판매가 쉬운 편"이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지역의 한 은행 지점장은 "직원들에게 펀드 판매를 독려하는 데 쉽지 않다"며 "올해 인사고과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는 어려울 것같다"고 전했다. 그는 "펀드를 팔기 위해 고객들에게 직접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고객들이 펀드에 관심을 가져도 실제 판매로 이어지는 비율이 높지 않아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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