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C,70억 적자에도 7억 성과급 잔치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 2007.10.23 10:46

한국투자공사, 설립 이래 매년 적자 불구 성과급 지급..도덕적 해이

설립 이후 매년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한국투자공사(KIC)가 적자액의 10%를 임원과 직원들에게 성과급으로 지급해 논란을 빚고 있다.

23일 KIC가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KIC는 설립 이후 매년 적자를 내고 있다.

설립 첫 해인 2005년에 17억80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2006년에는 적자액이 51억3000만원으로 확대됐다. 올 상반기에도 이미 19억6000만원의 적자를 기록해 KIC 설립 이후 누적적자는 88억7000만원이나 된다.

KIC는 이같은 적자구조에도 불구하고 설립 첫해부터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 성과급 액수는△2005년 1억3609만원 △2006년 5억4797만원이고 올해도 결산 결과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할 예정이다.

KIC 임원은 2005년에 1인당 3400만원 2006년에 5000만원의 성과급을 지급받은 셈이다. 게다가 구안옹 투자운용본부장의 성과급은 ‘계약서상 급여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어 실제 지급된 성과급은 훨씬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심상정 의원은 "KIC가 설립된 이래 이렇다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고 누적적자가 100억원에 육박하는데도 임직원들이 성과급을 받고 있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2005년과 2006년에 69억1000만원의 적자를 기록하고도 6억 8405만원의 성과급을 받아 10억원대로 추정되는 구안옹 본부장의 성과급을 빼고도 적자액의 10%를 성과급으로 나눠가졌다는 것이다.

심상정 의원은 “연말 업적(성과)평가결과를 기준으로 성과급을 지급한다는 KIC 내부규정에 따르더라도 3년 내내 적자만 났기 때문에 성과급을 지급할 근거가 없다”며 “정부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기관을 만들어 적자만 키운 것도 문제인데 고액연봉도 모자라 적자의 10% 이상을 성과급으로 챙겨주는 것은 국민혈세를 마구 낭비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심 의원은 “동북아 금융허브 전략의 하나로 국제적 자산운용사를 만들겠다며 설립된 KIC가 설립 3년만에 국민자산을 삼키는 ‘블랙홀’이 됐다”며 “정부는 즉각 KIC를 폐지하고 한국은행의 외화자산 운용능력을 보강해 KIC의 업무를 대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IC는 외환보유액,공공기금 등 공공 부문의 여유자금을 체계적으로 관리,운용하기 위해 설립된 국부펀드(Soveriegn Wealth Fund)다. 싱가포르가 운용하는 싱가포르투자청(GIC)과 테마섹 홀딩스(Temasek Holdings)을 벤치마킹해 2005년 창립된 KIC의 운용자금은 200억달러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2. 2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3. 3 "몸값 124조? 우리가 사줄게"…'반도체 제왕', 어쩌다 인수 매물이 됐나
  4. 4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
  5. 5 [단독]울산 연금 92만원 받는데 진도는 43만원…지역별 불균형 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