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애플 덕에 숨 돌렸다"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7.10.23 06:19

경기침체 우려 불구, 애플 중심 기술주 반등주도

뉴욕 증시가 '블랙먼데이 20주년'이었던 지난주말의 급락세에서 벗어나 소폭이나마 반등에 성공했다.

경기침체와 기업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는 여전했다. 하지만 금융시장 경색에서 비껴나 있고 수출비중이 높아 달러 약세 수혜를 입는 기술주들이 반등세를 이끌었다.

22일 (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44.95포인트(0.33%) 오른 1만3566.97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전날에 비해 5.70포인트(0.38%) 상승한 1506.33으로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8.77포인트(1.06%%) 오른 2753.93으로 장을 마쳐 3대 지수중 상승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다우지수가 개장과 동시에 전날에 비해 100포인트 가량 하락폭이 깊어지는 등 지난주말 '블랙 프라이데이'의 악몽이 이어지는 듯 했다.
랜달 크로즈너 연방 준비제도 이사회(FRB) 이사가 세계 은행가 협회 연례회의에서 "연준은 시장의 효율적인 기능과 경제성장, 물가안정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한 점이 추가 금리인하를 시사하는 발언으로 해석돼 오전 한때 반등기미를 보이기도 했으나 그것만으로는 힘에 부쳤다.

장마감이 가까워오면서 이날 장마감후로 예정돼 있는 애플의 실적발표가 반등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됐다. 다우지수는 마감 20여분을 앞두고 상승반전에 성공했다.
대형주 중심의 S&P 500 지수 역시 다우와 비슷한 궤적을 그리며 막판 상승세로 돌아섰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하락 개장했지만 개장후 1시간이 지나면서 일찌감치 반등에 성공, 3대 지수가운데 가장 앞서 나갔다.

스튜어트 자산운용의 짐 어워드는 "개장하자마자 급락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지수가 반등한 것은 강세장이 한번의 충격으로 곧바로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고 풀이했다.

◇ 애플의 힘, '테크'리더십

이날 나스닥을 중심으로 한 반등의 선두에는 애플이 있었다.
밀러 타박의 주식투자전략가 피터 부크바르는 "애플 구글, 아마존의 상승이 시장을 끌어올렸다"며 "만약 장마감후 애플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면 파티는 끝장"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이같은 우려를 잠재우며 애플은 기대이상의 실적을 발표했다.

애플은 이날 장마감후 실적발표를 통해 순이익은 9억400만달러, 주당 1.01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애플의 실적은 주당 86센트 순이익에 매출60억700만달러를 기록할 것이라던 월가의 전망치를 웃도는 것이다.
애플사는 지난분기중 매킨토시 PC와 아이폰 매출이 각각 216만대, 111만대에 달하는 등 호조를 보인점이 실적 호전의 이유가 됐다고 설명했다.
전날에 비해 2.3% 상승한채 마감한 애플 주가는 실적발표직후 시간외 거래에서 5%가까이 급등하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구글주가는 0.94% 오른 650.75달러로 마감, 700달러 고지를 향한 순항을 지속했다.

아마존닷컴 역시 1.7% 오르며 기술주 주도 장세를 뒷받침했다.
기술주 대장주 가운데 하나인 마이크로 소프트도 부정적인 소식에도 불구하고 1.13% 오른 강세로 마감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날 유럽연합(EU)의 반독점 시정명령을 받아들여 항소를 포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유럽지역에서 MS는 자사의 윈도 미디어플레이어 소프트웨어를 윈도 운영체계(OS)에 끼워팔지 못하게 됐다. 또 경쟁회사들의 소프트웨어가 윈도 운영체계에서 제대로 구동될수 있도록 필요한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애플과 함께 이날 기술주 반등을 이끈 세계 최대 핸드폰 칩 메이커인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 역시 양호한 실적을 발표했다. TI는 장마감후 3분기 매출 36억6000만달러에 7억7600만달러(주당52센트)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TI의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 늘어난 것이며 월가 예측치(주당 50센트)를 웃도는 것이다. TI주가는 이날 1.03% 상승한채 마감했으나 장 마감후 시간외 거래에서는 오후 5시 현재 에는 3.62% 하락하고 있다.

◇ 금융주, 비교적 선전

하락폭이 컸던 금융주도 비교적 선전했다. 금융주 가운데서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양호한 실적을 내놓았다.
아멕스는 3분기 매출 79억5000만달러에 순이익10억700만달러(주당 90센트)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의 순이익9억6700만달러(주당 79센트)에 비해 실적이 호전됐다고 밝혔다. 아멕스의 이같은 실적은 톰슨파이낸셜의 예측치인 주당 85센트 순이익을 뛰어넘는 것이다. 아멕스 주가는 정규장에서 0.42%하락한채 마감했으나 장마감후 실적발표 직후 1.11% 상승하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타격을 만회하기 위해 지분매각 등을 모색해왔던 베어스턴스는 시틱증권과 10억달러 규모의 지분을 상호출자하는 내용의 제휴협정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제휴안에 따르면 베어스턴스와 시틱증권은 의결권 없는 전환사채를 상호 인수하게 된다. 베어스턴스 주가는 지난 8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공론화된 이후 주가가 40% 가까이 급락, 한때 주가가 100달러 아래로 내려가는 수모를 겪었다. 이날 전략적 합의 사실이 발표된뒤 베어스턴스 주가는 강세로 전환 전날에 비해 1.13% 오른 117.72달러로 마감했다.

◇ 유가강세 달러약세 진정...'숨고르기'

국제 유가는 단기급등에 따른 차익매물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22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11월 인도분 가격은 배럴당 전날보다 1달러4센트 떨어진 87.56달러에 마감했다.

WTI는 지난주 금요일 한때 90.07달러까지 도달, 사상 처음으로 90달러를 넘어서 90.07달러를 기록한뒤 차익매물로 하락마감한 바 있다.

지난주 금요일 뉴욕시장의 3대지수가 2.5%이상 급락하면서 경기침체가 심화돼 원유와 석유제품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었다.

그러나 쿠르드반군과 터키와의 휴전이 제대로 성사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로 장후반들어 다시 상승분위기를 타기도 했다.

원유뿐 아니라 여타 석유 관련 제품 가격도 하락했다. 11월 인도분 가솔린 가격은 갤런당 3.53센트 떨어진 2.1334달러로 마감했다. 11월물 난방유 역시 1.97센트 하락, 갤런당 2.3109달러로 장을 마쳤다.

달러/유로 환율은 오후 5시 14분 현재 1.4179달러로 전날의 1.4164달러에 비해 소폭 상승(달러 하락)했다. 엔/달러는 114.42엔으로 전날의 114.30엔에 비해 0.12엔 올랐다(엔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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