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상하이지수가 많이 오른 것은 사실입니다. 상승률이 무려 128.9%나 달합니다. 하지만 지난해 상하이지수를 비교해보면 의외의 결과가 나옵니다.
지난해 상하이지수는 1161.06에서 2675.47로 1514.41포인트 올랐습니다. 상승폭만 비교하면 올해 상승폭과는 비교도 되지 않습니다. 절반에도 못미칩니다. 그러나 비율을 보면 사뭇 다른 결과가 나옵니다. 지난해 상승률은 무려 130.4%에 달합니다. 올해 고점대비 상승률보다 높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상하이증시가 버블이라는 말은 좀처럼 듣기 어려웠습니다. 모두들 중국을 기회의 땅이라고 외치면서도 진입을 꺼릴 때였습니다(물론 용기있는 모 자산운용사가 공격적으로 중국 관련 펀드를 판 것이 기억됩니다. 모 인사는 이 운용사 회장에게 표창장을 줘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시장이 급락하면서 '블랙먼데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들려옵니다. 2007년 10월19일 다우지수는 366포인트나 하락했습니다. 1987년 10월19일 블랙먼데이 당시 508포인트의 70%가 넘습니다. 꼭 20년만에 같은 일이 벌어지니까 호사가들에게 좋은 얘기꺼리가 됐습니다. 1987년 이후 15번의 10월19일 중 가장 낙폭이 큰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1987년의 508포인트와 2007년의 366포인트는 너무나 차이가 납니다. 1987년의 508포인트의 비율은 무려 22.6%. 하지만 2007년의 366포인트는 2.64%에 불과합니다. 10분의 1수준을 넘는 수준일 뿐이죠. 2.64%는 지난 8월9일 급락 정도의 수준이지, 1987년 '블랙먼데이'까지 거론할 수준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단순 숫자에 현혹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봉 1000만원인 사람이 2000만원을 받았다면 연봉 2000만원 받은 사람은 얼마를 받아야 할까요? 4000만원이라는 것이 합리적인 대답이지만 3000만원만 받아도 되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겁니다.
돈의 가치를 판단할 때도 단순 숫자에 현혹됩니다. 올해 1000만원과 내년의 1000만원은 같은 것이 아닙니다. 기회비용은 생각하지 않고 물가상승률만 생각해도 올해 1000만원의 가치가 더 높습니다.
인터넷에 유행처럼 번진 '조삼모사' 패러디가 있습니다. 중국의 주가 상승률과 상승폭, 다우지수의 1987년과 2007년이 '조삼모사' 패러디에 등장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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