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장에 가장 행복한 투자자

머니투데이 원종태 기자 | 2007.10.22 11:52

[오늘의포인트]경고음 이미 울려..리스크관리가 이기는 투자로

오르지 않으면 내리는 게 주식이라는 말이 있다. 주식은 한번 내리기 시작하면 무서울 때가 많다. 그래서 주식 투자는 '리스크와의 싸움'이라는 말이 생겨나기도 했다.

22일 개장후 오전장 흐름을 보면 투자자들에게 정말 중요한 것은 '주가가 오르는 것' 못지 않게 '리스크 관리'라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사실 이번 급락이 나오기 이전부터 시장에서는 '어떤 징후'가 엿보였다. 우선 지난 15일에는 지수는 오르지만 상승 종목수보다 하락 종목수가 더 많은 이상 기류에 대해 경고하는 보고서가 잇따랐다.

◇시장의 경고들이 급락으로 현실화하다

당시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는 오르고 있지만 이익 증가세와 국내 유동성, 기술적 여건 등 주요지표들은 반대방향으로 흐르는 '디버전스'를 경고했다.

지난 17일에는 지수의 단기 바닥점(8월17일과 9월13일 종가)들을 연결한 저점 추세선이 무너졌다. 당시 장중에 이들을 연결하는 추세선인 1991보다 지수가 크게 빠진 것.

급기야 지난 19일에는 장대음봉이 출현했다. 장대음봉은 투자자들이 심리적으로 흥분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당시 시가와 종가 격차가 30p이상 크게 벌어지며 최근 한달간 보기힘들었던 긴 음봉이 나왔다.

그러나 이보다 앞서 일부 전문가들은 차익실현이 유리해 보인다는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지수가 2010∼2050을 넘나들던 2~3주전이었다.

당시 NH투자증권 임정석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지수가 연말까지 2300을 간다고 가정해도 지금 지수보다 10% 남짓 오르면 많이 오르는 것"이라며 "어깨에서 팔라고 하지만 이미 귀까지 차오른 상태로 10%는 포기하고 차익실현을 할 때"라고 했다.

◇리스크 관리를 해야 '이기는' 투자

그리고 오늘, 우리증시는 손 쓸 겨를도 없이 하락갭으로 출발했다. 지난 주말 종가와 오늘 시가 사이에는 무려 70p 가까운 공백이 생겼다. 이 갭은 쉽게 메꿔질 수도 있고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조정의 첫날, 아직까지 변동성의 한복판에 놓여 있다. 지금은 섣불리 저점을 논하기에 이르다.

국내외 증시의 여러 변수들은 차치하고 일단 미국 증시 하나만 놓고 보자. 전문가들은 "오늘 새벽 뉴욕증시 하락 여부에 따라 우리증시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뉴욕증시에 코스피지수의 해답이 있다는 것은 현재로선 가장 간단명료한 예측이다.

우리투자증권 이윤학 연구위원은 "지난 19일 미국 다우존스지수 종가(13522)와 60일선(13528), 120일선(13533)이 모두 수렴해 있는 모습"이라며 "내일 새벽 미국 증시가 하락마감한다면 당연히 우리 증시의 1900 지지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다우지수의 60일선과 120일선이 이처럼 간발의 차로 수렴해 있는 모습은 최근 1년간 볼 수 없었던 광경이다. 미국 증시도 추가 급락의 절대 기로에 놓여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상 최고수준의 유가와 달러 약세, 부진한 기업실적, 불안한 ADR(등락비율) 흐름 등은 상황을 우려하게 한다.

따라서 현 시점은 '저점 매수'를 논하는 것보다 '변동성'을 좀더 지켜보는 게 최선책이다.

그렇다면 지금 가장 행복한 투자자는 누구일까. 현재로서는 이번 조정 직전에 경고음을 듣고 차익을 실현한 투자자들이다. 그들은 여유를 갖고 시장을 지켜보다 다시 원하는 가격이 오면 언제든지 재투자에 나설 수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3. 3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4. 4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