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금융계에 따르면 기존 증권사 인수와 새 증권사 설립을 저울질하는 국민은행은 금융감독위원회의 입장에 따라 진출전략을 확정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위가 증권사 신설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11월까지는 일단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인 셈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감독당국이 연내 증권사 신설 허용 방침을 밝힌 마당에 섣불리 기존 증권사 인수에 나서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일단 가이드라인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바람직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그동안 한누리증권 등 인수와 관련, '가격변수'를 거론해왔다. 국민은행은 "인수가격은 여전히 큰 변수"라며 "기존 증권사 인수를 결정해도 이를 당국에 보고해야 하는데 최근 치솟는 증권사 몸값에 주시하는 당국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 지도 감안해야 한다"고 전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 입장에서 꼭 필요한 사업을 확보하기 위해 몇백억원을 더 투자하는 것은 큰 일이 아닐 수도 있다"며 "그러나 금융업 특성상 감독당국과의 사전 의견조율이 필수라는 점을 감안할 때 움직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민은행 외에 기업은행, SC제일은행이 증권사 신설 또는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한편 국민은행은 최근 한누리증권과 인수협상을 재개했다. 지난 7월까지 국민은행은 한누리증권과 단독으로 인수협상을 벌여왔지만 가격차이가 커 난항을 겪었다. 그 사이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B)이 약 3000억원의 가격을 들고 인수전에 참여, 국민은행의 한누리증권 인수가 수포로 돌아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SCB가 한누리증권 측이 요구한 고용보장문제를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공이 다시 국민은행 측으로 넘어왔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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