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 다른 상품에 분산투자하라

민주영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수석연구원 | 2007.10.25 12:24

[머니위크]민주영의 펀드투자학

투자는 어떤 자세로 해야 할까?

아이러니하게도 돈을 벌기 위해서 투자하면 자칫 실패하기 쉽다. 오히려 잃지 않기 위해 투자해야 한다. 투자를 통해 엄청난 부를 일군 워렌 버핏은 자신의 투자원칙을 `제1원칙은 돈을 잃지 않는 것, 제2원칙은 제1원칙을 잊지 않는 것이다돴라고 말한다. 살아있는 투자의 대가가 투자의 원칙을 돈을 버는 것이 아닌 잃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1년 364일 수익을 올렸다고 하더라도 하루 잘못된 판단으로 모든 자산을 잃을 수 있는 것이 바로 투자의 세계다. 따라서 벌기보다는 잃지 않으면 자산은 자연스럽게 시간의 힘으로 늘어난다. 짧은 시간에 한몫 잡으려고 하기보다는 잃지 않고 꾸준하게 안정적인 성과를 투자의 목표로 삼는 것이 투자성공의 길이다.

잃지 않고 꾸준히 안정적인 수익률을 올리는 펀드 상품이 있다면 이러한 목표는 쉽게 달성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투자 상품은 찾기가 쉽지 않다. 주식이든 혹은 채권이나 부동산이든 어떤 자산에 투자하든 간에 그 자산의 가격변동에 따라 성과가 오르내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꾸준히 안정적인 수익률을 올리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는 특정 상품 선택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분산투자를 통해 기대할 수 있다. 즉 성격이 다른 펀드상품으로 나눠 투자한다면 시장 상황에 관계없이 안정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100만원이 있을 때 국내 주식펀드와 해외 주식펀드에 각각 50만원씩 나눠 투자하는 식이다. 투자한 이후 국내 주식펀드에서 손실이 났다 하더라도 다른 해외 주식펀드에서 난 이익으로 손실을 상쇄하고 어느 정도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반대로 해외 주식펀드에서 손실이 나더라도 국내 주식펀드의이익으로 일정한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주식시장이 호황이든 불황이든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다만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중요한 것은 서로 성격이나 수익률 흐름이 달라야 한다는 점이다. 여러 상품으로 나눠 투자했는데 수익률 흐름이 모두 같다면 분산투자 효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흔히들 분산투자라면 돈 많은 사람들이나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분산투자라는 게 결코 거창한 투자법이 아니다. 단돈 10만원을 투자하더라도 각각 5만원씩 나눠 투자하면 그게 바로 분산투자인 것이다. 그렇게 해야 나중에 10만원이 100만원이 되고 1,000만원이 되고 1억원이 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분산투자 방법은 5가지가 있다. 자산 분산, 투자시점 분산, 스타일 분산, 지역 분산, 통화 분산이다. 이 5가지를 모두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자금의 규모나 자신의 투자성향, 목표 등에 따라 필요한 데까지만 하면 된다.

첫째, 자산 분산인데 이는 주식, 채권, 부동산, 현금성 자산 등으로 자산을 나눠 투자하는 것이다. 이때 주식은 장기적으로 자산을 증식하는 수단으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특히 노후를 대비하는 연금투자와 같이 장기로 투자할 때는 반드시 활용해야 한다. 채권은 자산을 보존하는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는데 국내 경제 구조상 저금리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투자해야 할 것이다. 부동산은 국내 토지의 공시지가만으로 미국 국토의 절반을 살 수 있을 정도로 이미 거품이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투자 자산의 상당부분이 부동산에 치우쳐 있다면 분산 투자 차원에서 부동산 투자를 줄이는 것이 다가오는 고령화 등의 변화를 현명하게 이겨내는 방법이다. 현금성 자산은 직업이 안정적이면 3개월치 생활비, 직업이 불안정하면 6개월치 생활비를 MMF나 은행예금으로 가져간다. 이러한 가정 하에 최종 결정을 내리는 것이 자산을 분산하는 의사결정이다.

두 번째 분산투자는 투자시점의 분산이다. 주식이나 부동산과 같이 위험이 높거나 거액이 소요돼 투자하기 부담스러운 자산의 경우 투자시점을 분산해야 한다. 어느 시점에 일시금으로 매입했을 경우에는 투자시점을 잘못 설정하면 치명타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적립식 펀드야말로 대표적인 투자시점의 분산 방법이다. 주가가 상승하든 하락하든 자금을 꾸준하게 투자해 안정적인 성과를 추구하는 선진국형 투자방법이다.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일수록, 그리고 거액의 자산일수록 매입시점과 매각시점을 분산할 필요가 있다.


세 번째는 투자스타일의 분산이다. 2~3개의 스타일에 분산투자하는 것이다. 어떤 투자자는 주식펀드를 가입할 때 서너 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펀드를 매입하고 잘 분산했다고 안심하는 우를 범한다. 하지만 이때 투자한 상품이 전부 국내 대형주펀드라면 종합주가지수가 하락할 경우 한결같이 치명타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투수만 9명이 있는 야구단이 없듯이 펀드도 한 가지만 있는 것은 아니다. 타자, 유격수, 포수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돼 있듯 주식펀드 역시 성장주, 가치주, 대형주, 중소형주, 비상장주식 등의 다양한 대상에 투자하는 여러 가지 스타일의 펀드가 있다. 투자로 인해 큰 손실을 입지 않으려면 막연하게 여러 개 펀드에 투자하기보다는 다양한 스타일의 펀드로 나눠 투자해야 한다.

네 번째는 지역 분산이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을 다 합쳐봐도 전 세계 주식시장에서 겨우 2%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만약 지금처럼 주식시장에 계속해서 자금이 몰려든다면 우량주식은 동이 날 수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해외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 미국 투자자들은 자신의 자금 중에서 15~20%를 성장성이 높은 중국을 포함하는 동남아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전략이 보편화돼 있다.

마지막 다섯 번째는 통화분산 투자다. 우리가 해외분산 투자를 할 때 달러와 같이 한 가지 통화만으로 투자하지 말고 유로화, 엔화, 위안화와 같이 다양한 통화에 분산해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신의 투자상태를 점검해보고 지나치게 한 쪽으로 몰려 있지 않은지 평가해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평가를 바탕으로 몰려 있는 쪽의 자산을 줄이고 부족한 쪽으로 자산을 다시 재배치해야 한다. 이렇게 재배치할 때 펀드를 모두 해지하기보다는 일부 자금만 환매할 수 있으므로 이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분산투자의 5가지 방법

1) 자산 분산: 자산을 주식 채권 유동성 부동산으로 나눠 투자함
2) 시점 분산: 적립식으로 일정기간 마다 꾸준히 나눠 투자함
3) 스타일 분산: 성장형과 가치형 등으로 나눠 투자함
4) 지역 분산: 국내,국외, 글로벌, 아시아 등으로 나눠 투자함
5) 통화 분산: 원화, 달러화, 엔화, 유로화 등으로 나눠 투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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