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모발이식 잘됐나(1)

김수균 김수균모발외과 원장 | 2007.10.23 12:17

대머리의사 김수균의 모발이야기⑮

모든 질환이 그렇지만 사실 병이 무슨 죄가 있단 말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에게 말하기 부끄러워하고 숨기고 싶어 하는 질환들이 있다. 성병이야 원죄가 있으니 그렇다 쳐도 치질을 비롯한 항문병 등 드러내길 꺼리는 질환이 많이 있다.

질환이랄 것도 없이 조상님들 탓을 해야 하는 대머리 또한 심한 경우 외모 콤플렉스를 유발할 정도로 가급적 감추고 싶고 표가 나지 않기를 바라기는 매한가지다. 여자들이 성형수술 사실을 숨기듯 모발이식 수술을 받은 사람들 또한 가급적 시술 사실이 알려지지 않기를 바란다. 따라서 모발이식 수술을 하는 의사로서는 어떻게 하면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을 연출할 수 있는가에 많은 고민과 연구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

지금껏 서술한 내용이야 다 아는 사실들이니까 별 문제없지만 이번 주제는 의사나 환자나 다 고민스러운 문제다.

탈모 환자가 왔을 때 제일 처음 생각해야 하는 것은 탈모의 진행 정도다. 나이가 들어서 탈모 부위가 다 확정된 경우라면 별 문제가 없으나 젊은 친구들이 오면 맨 먼저 어디까지 탈모가 진행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종종 다른데서 수술받고 오는 친구들을 보면 탈모가 진행될 부위를 공여부로 착각하고 절개를 넣은 것을 보게 되는데 참 안타깝다. 나중에 탈모 부위에 머리털이 사라지면 심겨진 모발도 같이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어디까지 진행될 지 도저히 짐작이 안 가는 경우는 아버님이나 외삼촌을 모셔서 같이 보는 경우도 있는데 이 방법도 상당히 유익하다.

결론은 탈모 부위가 넓을수록 공여 부위는 좁고 이런 경우 공여부의 머리숱도 적다는 것이다. 당연히 탈모 부위가 좁은 사람이라면 공여 부위가 넓고, 이 경우 공여 부위의 머리칼 숱도 많다.

그렇다면 탈모 양상도 다 다른데 어디에 주안점을 두어야 할까? 필자는 이마의 형태에 초점을 맞춘다. 이마의 모습은 그 사람의 인상과 관상에 직결된다. 쉽게 풀어서, 원래 환자의 모습을 잘 아는 사람과 어렴풋이 기억하는 사람의 반응, 그리고 전혀 모르는 사람의 반응이 어떻게 나오는가를 보자.


일례로 A란 친구가 내게 수술받고 한 1년 정도 되어 어떠한 모임에 나갔을 때의 반응을 들어보자. 어렴풋이 기억하는 친구들이 “저 녀석 뭔가 바뀌긴 했는데 뭐가 바뀐 거지? 젊어 보이는데…”
그러면 원래 모습을 모르는 친구들은 “원래 저렇게 생기지 않았냐?”고 할 것이다.
그 때 잘 아는 친구들은 “돈 들였다. 돈 들이니까 보기 좋은데…”
이 세 가지 결과 외에 다른 소리를 들으면 반드시 문제가 있는 것이다.

또 머리손질이라는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보기에 좋게만 한다고 이마를 너무 낮춰 놓으면 머리카락이 앞으로 우수수 쏟아진다. 그러면 하루 종일 머리를 위로 올려야 하는데 이것도 보통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머리손질만 편하게 하기 위해 황비홍 이마를 만들어 놓으면 계속 대머리로 보일 테니까 수술의 의미가 없다. 결국 머리손질 하기에도 좋고 보기에도 좋은 이마의 형태에서 결과 차이가 엄청나게 난다.

가르마 타는 부위의 머리카락 방향 또한 중요하다. 굵은 털은 좀 죽여서 심어야 빗기가 쉬울 테고 가는 털은 좀 살려서 심어야 볼륨이 산다. 이걸 거꾸로 해 놓으면 머리 만지기가 참으로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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