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구더기가 무서운가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 2007.10.22 08:31

87년 블랙먼데이 재현?…"주도주 저가 매수 기회" 주장 제기

1987년 '블랙먼데이' 20주년. 다우지수는 이를 기념하듯이 366.94포인트나 급락했다. 20년전 '블랙먼데이'의 재현을 우려하는 사람들마저 있다.

하지만 1987년 블랙먼데이와 비교하기엔 하락률은 너무나 미미한 수준이다. 1987년 당시 하락률은 22.6%지만 2007년 되살아난 악령(?)의 하락률은 2.64%에 불과하다.

물론 1987년이후 15번의 10월19일 중 가장 높은 하락률과 하락폭이긴 하다. 하지만 최근들어 다우지수는 2%이상 하락률은 일상(?)적인 일이 됐다. 지난 7월말 이후 19일까지 다우지수는 7월26일(-2.26%), 8월3일(-2.09%), 8월9일(-2.83%), 8월28일(-2.10%) 등 총 5번의 2%이상 급락을 경험했다.

국내 코스피지수 역시 다우의 영향으로 급락을 경험했지만 이내 회복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저가 매수 기회라는 지적이 힘을 얻는 이유다(사실 1987년에도 다우지수는 하루에 22.6%나 급락했지만 그해 2.26% 상승했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 조정에 대해 부정적 반응은 불가피하다"고 전제했지만 "조정이 온다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1900선이 고비가 될 것이라며 이 수준에서는 주식을 다시 채워 넣는 기회로 삼을 것을 권했다.

7~8월 조정에서 경험했듯이 조정 구간에서는 주도주의 조정 폭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날 전망이다. 지난주 조정에서도 철강, 조선 등의 업종의 조정이 지수에 비해 크게 나타났다.


하지만 반등의 수혜 역시 기존 주도주가 될 전망이다. 서 연구원은 "7~8월 조정 경험이 이번에도 작용할 것이고 중국 경제 성장이 아직 유효하다는 기대감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주도주를 편입하지 못한 기관투자가나 개인투자자들은 저가 매수에 나설 기회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부증권 역시 우려보다는 이번 조정을 기회로 엿보다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임동민 동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서브프라임 충격에도 중국은 금리인상을 주저하지 않은 만큼 중국의 금리인상을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1987년 블랙먼데이 당시 투자자들은 특별한 이유없이 주가가 하락해 불안해했다. 2007년 10월19일 역시 기존에 있었던 요인을 제외한 하락의 특별한 이유가 없었다. 사실 이것이 더 불안할 수 있다.

이경수 대우증권 연구원은 "지난 7월 신용경색으로 불거진 현재의 금융시스템에 대한 우려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은 다시 한번 투자 여부 여부에 대한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1987년 블랙먼데이 이후 전문가들은 파생상품과 프로그램 매매, 그리고 알려지지 않았던 증권시장 자체의 문제점 등의 원인을 찾아냈다. 2007년 우리가 알지 못하는 금융시스템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구다가는 구수한 장맛을 맛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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