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먼데이가 뮤추얼펀드투자자에 남긴 교훈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 2007.10.22 08:26
분명 오늘날 뮤추얼펀드 투자자들은 20년전보다 똑똑해졌다. 주식에 대한 지식도, 경험도 많아졌고 왠만한 변동성에는 끄떡하지 않는다.

20년전 10월19일 불어닥친 '블랙먼데이'의 폭풍에서 살아남았다는 것만으로도 이같은 평가를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 증시는 그날 22.6% 급락한 것을 포함 사흘간 3분의1이 증발했다. 펀드 가치가 그만큼 줄어든 것이다. 20년이 지난 지금 그때의 악몽은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음을 알 수 있다.

뮤추얼펀드가 '발명'된 지는 60년이 지났다. 하지만 블랙먼데이 당시 일반인의 투자수단으로 자리잡은 지는 고작 10년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때문에 운용사나 판매사는 고객의 개인적인 금융 상태 등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대부분 투자자들은 금융회사 직원들이 그들에게 말한 것만 알 뿐이었다.

이런 와중에 87년 블랙먼데이가 터지자 브로커들은 1929년 대공황때의 대폭락 때처럼 창문밖으로 뛰어내릴 것 같은 표정이었다. 일반 투자자들도 드디어 그들이 파산되는 게 아닌지 의심하기에 이르렀다. 펀드 회사들이 부도나는 것을 걱정했고 환매에 나섰다. 당시 대부분 투자자들은 그러나 환매 가격이 그날의 마감 가격으로 결정되는 것 조차 몰랐다.

블랙먼데이는 2000년대의 약세장을 비롯 지금까지 있었던 모든 조정 국면과 다르다. 이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돌발한 위기라기 보다 금융시장 자체적인 문제로 터진 측면이 강하다. 곧바로 증시가 안정감을 회복한 것에서도 잘 알 수 있다.

똑같은 일이 다시 나타난다면 투자자들은 그때보다 더 잘 대응할 것이다. 투자자들은 직관적으로 87년의 공포를 만든 원인을 알 것이기 때문이다.

마켓워치는 87년 블랙먼데이가 다음과 같은 소중한 교훈을 역사에 남겼다고 짚었다.

1 대폭락이 와도 펀드자산이 제로가 되지 않는다

급락하는 주식, 미래의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에 쌓인 투자자들은 87년 당시 그들의 펀드나 운용사가 함께 부도날 것을 걱정했다. 물론 운용사는 망할 수 있다. 그러나 펀드가 투자한 기업이 존속하는한 펀드 자산이 제로가 되지는 않는다. 다른 누군가가 펀드를 인수해 운용을 계속할 것이다. 운용사가 부도난다해도 펀드투자자들에게 특정의 손실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2 단기간의 고통을 피할수는 없다. 장기투자해야한다
87년 당시 많은 투자자들이 블랙먼데이를 피하려고 했다. 일부는 인터내셔널 펀드로 갈아타기도 했다. 블랙먼데이가 있기전 증시가 이틀에 걸쳐 4%씩 하락하자 어떤 전문가들은 한발 멀리 벗어나 있을 것을 권했다. 이를 따른 투자자들은 블랙먼데이는 피했다. 그러나 하루 뒤 해외증시가 연쇄 폭락한 것을 피하지는 못했다. 프로들은 '연관성이 없는 자산'을 사는 것을 말한다. 한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 상품에 투자해야한다는 것이다. 현명한 생각일 수 있지만 꼭 그렇지 않다. 메이저 시장에 붕괴되면 '단기적으로' 모든 자산 가격이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3 분산투자와 자산 배분은 장기간의 고통까지 감당할 수 있도록 만든다
블랙먼데이 이전 주류는 하나의 펀드나 두 개의 펀드에 가입한 것을 두고 분산투자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자산 배분은 학문적인 연구 대상이나 거액 자산가, 컨퍼런스의 주제일 뿐 은퇴 이후를 생각하는 모든 투자자들에게는 해당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오늘날 투자자들은 시장의 높은 변동성과 더불어 오래 살아남는 것은 다양한 형태의 위험을 떠안는 것임을 잘안다. 대다수 투자자들이 돈을 여러 종류의 자산에 나눠 투자하는 정석을 실행하고 있다. 이렇게하면 단기간에 걸쳐 광범위하게 나타나는 조정을 피할 수 있다.

4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하루'가 평생에 걸친 건전한 투자를 좌우하지 않는다
87년은 초기 베이비붐 세대에게 사회보장을 받을 자격이 주어진 시점과 일치한다. "블랙먼데이가 없었다면 오늘 은퇴할 수 있었을 것이다"라는 말이 나올 법도 했다.

그때와 필적할 만한 조정은 없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길게 보면 큰 조정이 갖는 의미는 크지 않다. 월터 S. 프랭크 머니레터 운용본부장은 "모든 시장의 경련은 다 다르다. 그리고 무섭다"며 "긴장이 절정에 달한 시점에 도달하면 투자의 정석은 잊혀지기 마련"이라고 했다. 프랭크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시장의 경련은 잊혀지고 투자자들은 언제나 잘 해나가는 것을 반복했다"며 "투자자들은 지금 매우 현명해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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