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들이 보는 '블랙먼데이'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 2007.10.22 08:07

펀드매니저들 "겁먹지 마라" VS "차원이 다른 심각한 위기"

'블랙 먼데이'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펀드매니저들 사이에 비관론과 낙관론이 엇갈리고 있다. 시장 향방에 대한 변수가 워낙 복잡하게 얽혀 있는 데다 갈수록 한국 증시가 미국 증시와 다른 행보를 보이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주식 운용 펀드매니저들 사이에선 "당분간 상당폭의 조정이 예상되는 만큼 보수적으로 접근하겠다"는 비관론과 "어느 정도 예상된 조정인 만큼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다"는 낙관론이 팽팽하게 맞섰다. 다만 실질적인 펀더멘털이 달라진 게 없는 만큼 장기적인 상승추세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입을 모았다.

◇ "너무 겁먹지 마라" = 양정원 삼성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21일 "미국 중국 등 글로벌 증시 하락에 따라 국내 증시에도 내림세를 나타낼 것"이라면서도 "그 동안 많이 오른 데 따른 자연스러운 조정일 뿐"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유지됐던 긍정적인 투자환경이 하루아침에 변할 수 없다는 게 양 본부장의 생각이다. 그는 "펀더멘털이 갑자기 나빠질 이유가 없다"며 "(글로벌 증시가 하락했다는) 단지 그 이유 때문에 지금까지 나왔던 낙관적인 전망이 무너질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양 본부장은 "미국 경기가 둔화될 것이란 것도 이미 나온 이야기이고, 중국 증시 과열 우려도 예상하고 있던 것"이라며 "당장 조정이 오겠지만 오르는 종목들 위주로 투자심리가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일 한화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도 "다음주 시작은 안 좋겠지만 특별히 변화에 반응할 건 없다"며 "종목간 주가차별화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던 만큼 조정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고 전했다.

김 본부장은 밸류에이션 부담 있는 조선 철강 기계업중의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하나 밸류에이션 부담 없는 시장 없었던 만큼 '필요했던 조정'"이라며 "상승추세가 훼손되는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 "큰 폭 조정은 불가피" = KTB자산운용의 장인환 대표는 "이번주 1900선 아래로 큰폭의 조정이 예상된다"며 "미국발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문제에다 유가상승, 달러약세라는 복병까지 더해졌다"고 우려했다.

그는 "달러약세는 미국발 충격의 원천"이라며 "유가 상승 역시 중국경제의 가장 큰 리스크인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위기에 대한 리스크 관리에 따라 지금까지 버팀목이 돼 왔던 유동성 역시 크게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장 대표는 보다 신중한 리스크관리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이번 하락이 저가매수의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당분간 이보다는 더 내려갈 것"이라며 "중장기적인 상승추세는 꺾이지 않겠지만 이번 위기는 보다 신중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의 주식운용본부 팀장도 "그 동안 사람들은 '끝없이 성장할 것'이란 착각에 빠졌었다"며 "아무리 성장성 있는 주식이라도 실적을 확인하면서 그 기대를 맞춰가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장에 대한 기대가 과도했던 만큼 큰 폭의 조정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이다.

그는 "국내 기관이나 투자자들도 차익실현 욕구가 있을 것"이라며 "저가매수의 기회게 될 수 있지만 이렇게 무너지면 생각보다 더 많이 빠질 수 있다"며 "기존 예상보다 더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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