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의 연합군 vs 李의 실무군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 2007.10.21 15:32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차이는 양 후보의 조직을 이끌 '간판'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이미 선거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 한나라당의 경우 '실무' 위주다. 선대위의 간판인 선대위원장은 8명이 '공동'으로 맡았지만 면면은 그다지 화려하지 않다. 강재섭 대표와 안상수 원내 대표 외에 '정치인'은 없다. 모두 외부에서 충원했다.

유종하 전 외무부장관(외교안보) 박찬모 전 포항공대 총장(교육과학기술) 배은희 리젠 대표이사(미래신산업) 김성이 성신여대 교수(사회복지) 등 정치와 거리를 둬 온 인물들이 대부분이다.

대신 측근 실세들은 철저히 '실무진'에 배치해 조직력과 활동력을 극대화시키는 전략을 취했다. '과거 정치' 이미지보다 이 후보의 '실용성'을 강조하기 위한 포석인 셈.

공동선대위원장 합류 여부를 놓고 관심을 모아온 박근혜 전 대표도 상임고문 자리 정도에 머물렀다. 함께 경선을 뛴 홍준표 원희룡 의원의 이름도 선대위 조직표 위에서 찾기 어렵다.

당내 '화합'보다 본선에 방점을 찍었다는 게 이 후보측 설명이지만 다른 인사들보다 이 후보의 경쟁력과 개인기에 의존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명실상부 이 후보 체제라는 얘기다.


반면 정 후보와 신당쪽은 다르다. 아직 최종 발표되진 않았지만 기존 경선에 참여했던 인사들이 대거 '전면'에 나설 태세다. 3인으로 구성될 공동선대위원장은 오충일 당 대표와 손학규 전 경기지사, 이해찬 전 총리 등으로 구성된다.

중량감이 느껴진다. 여기에 김근태 상임고문, 천정배 전 법무장관, 추미애 전 의원, 강금실 전 법무장관 등도 선대위 고문 등으로 가세할 예정이어서 '화려함'이나 '무게감'만 놓고 보면 한나라당보다 낫다.

이를 놓고 이번 대선에 임하는 범여권의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범여권의 한 인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정 후보를 만나 대연합을 강조했듯 현재 범여권에게 필요한 것은 연합"이라며 "정 후보와 신당의 조직 체계는 사실상 이명박 후보에 대항하는 연합군 성격이 짙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선대위원장들이나 개별 의원들이 사실상 자신의 대선이나 총선을 치른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는 게 현재의 분위기"라며 '벌떼 조직력'을 강조했다.

한편에선 한나라당보다 뒤늦은 출발로 '참신함'과 '전문성'을 겸비한 외부 인사들을 흡수할 여력을 놓친 데 따른 '고육지책'이란 지적도 있다. 아울러 당내 '화합'이 급선무인 현실도 반영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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