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은 '공격 모드' 李는 '무시 전략'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 2007.10.21 15:13
12월 대선까지 남은 시간은 불과 2달.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이 그리는 전략과 전술은 사뭇 다르다.

두 후보가 처한 상황과 여건이 그만큼 다른 탓이다. 이 후보는 1년 넘게 '독주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제 '대세론' 앞에 '흔들리지 않는'이란 수식어가 붙을 정도다.

반면 정 후보는 이제 추격전에 나서는 입장이다. 범여권 대오도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 전선을 만드는 한편 추격도 해야 하는 숨 가쁜 상황인 셈.

정치권 한 인사는 "후반전이 시작된 시점인데 5대 2의 상황"이라며 "이기는 쪽에서는 방어를, 쫓는 입장에서는 공격에 '올인'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鄭, 공격 또 공격 = 정 후보는 공격 모드다. 후보 선출 후 이 후보를 겨냥한 비판과 비난이 거세다. 발언의 대부분도 이 후보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

여기에는 대립 구도를 '鄭 vs 李'의 구도로 만들기 위한 계산이 깔려 있다. 아직 단일대오를 형성하지 못한 범여권 대표선수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것.

아울러 멀찌감치 앞서 있는 이 후보를 붙잡겠다는 의지 표현이기도 하다. '끝장 밤샘 토론' '국감 동반 출석' 등 제안이 계속되는 이유다. '정글자본주의' 등 이 후보를 지칭한 비판 수위도 매우 높다. "전통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정 후보측 인사는 "명확히 전선을 만들고 대립각을 세우면 추격과 역전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라고 자신했다. 정 후보가 내놓은 '가치 논쟁'도 같은 맥락이다. 과거 이미지가 강한 '이념 대결' 대신 '가치 대결'로 대선판의 주도권을 잡는다는 전략인 셈이다.

◇李, 수비 전략은 '무시' = 이 후보는 다르다. 철저히 '수비 전략'이다. 우선 범여권이 아직 '단일화'를 이뤄내지 못했다는 현실이 가장 큰 이유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이 후보가 정 후보의 비판에 맞대응할 경우 범여권 후보중 한명에 불과한 정 후보를 유력 상대로 인정해주는 꼴이 된다"고 말했다.

나경원 대변인도 "체급이 다르다"고 했다. 범여권 후보가 최종 결정될 때까지 철저히 '무시' 전략을 하겠다는 얘기다.

섣부른 대응으로 이슈 논쟁 등에서 말릴 수 있다는 우려도 한몫했다. 정 후보의 끝장 토론 제안 등 계속된 요구에 일절 응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 있다.

무리하지 않아도 될 만큼 앞서고 있는 여유가 묻어난다. 한나라당 소속 한 중진 의원은 "현재 크게 앞서고 있는데 공격을 취할 이유는 없다"면서 "다만 선거 막판 격차가 좁혀지거나 위협을 받으면 막판 카드로 쐐기를 박으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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