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펀드 잘 될까?…우려 증폭

머니투데이 김능현 기자 | 2007.10.20 15:30
신용위기 해소를 위해 미국 대형 은행들이 조성키로 한 800억달러 규모의 공동펀드, 이른바 '수퍼펀드'의 효용성에 대한 의문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채권왕' 빌 그로스에 이어 '마에스트로'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전 의장까지 수퍼펀드에 대한 회의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그린스펀 전의장은 19일(현지시간) 이머징 마켓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수퍼펀드 조성의 이익이 그에 따른 위험을 상쇄할 만큼 충분한 지 확신할 수 없다"며 "수퍼펀드가 오히려 모기지 담보부 증권 시장을 왜곡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린스펀은 이어 "시장의 힘은 자체 조절 능력에 대한 믿음에서 나온다"며 "가격이 폭락했을때 이를 기회로 역이용하는 투기꾼들은 항상 존재하기 마련이며 이들의 행동이 가끔은 시장에 유익할 때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경험에 비춰 보면 이런 종류의 시장 개입은 상반된 효과를 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워런 버핏도 최근 폭스 비즈닉스 네트워크와의 인터뷰에서 "수퍼펀드는 모기지 증권의 소유자를 바꾸는 역할을 할 뿐 부실 자체를 근본적으로 치유해 주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부실 규모를 금융기관의 재무제표에 있는 그대로 표시하는 것만이 최선책"이라고 말했다.

대형은행들의 투자목적회사(SIV) 투자내역은 현재 '부외자산'으로 분류돼 재무제표상의 '주석'에만 기재될 뿐 손익계산서에 직접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채권왕 빌그로스 핌코 최고투자책임자는 수퍼펀드에 대해 "절름발이 정책'이라고 비난했다. 그로스는 "1990년 당시 일본의 버블 붕괴 당시 일본 은행에 부실 채권 규모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충고했던 재무부가 지금은 정반대의 정책을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퍼펀드가 실제로는 대형 투자은행들의 손실을 은폐하려는 의도에서 조성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총 100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보유중인 대형 SIV 4개를 산하에 두고 있는 씨티그룹은 공동펀드가 이 자산을 매입할 경우 장부상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JP모간체이스도 대규모 머니마켓펀드(MMF)를 통해 SIV에 간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FRB 내부에서도 수퍼펀드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일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수퍼펀드를 조성하는 것 자체가 모기지 증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오히려 증폭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FRB는 이번 펀드 조정에 대해 공개적으로는 아무런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3. 3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4. 4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