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 대선기획단 대변인은 19일 오전 정동영 후보가 참석한 최고위원회의 결과를 브리핑하면서 "정 후보가 박 실장을 대선기획단 고문으로 위촉하겠다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정 후보가 박 실장과 교감 하에 이를 당에 보고했으며 최고위원회의에선 이견이 없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그러나 박 실장이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정 후보의 제안을 사실상 거절, 혼선의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이와 관련 최재천 대변인은 정 후보와 김 전 대통령의 면담내용을 브리핑하면서 "의견교환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다"며 "(박 실장이) 도와달라는 (정 후보의) 부탁을 받았지만 아직 전제조건(사면복권) 등 현실적 한계때문에 현재로선 참여가 어렵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박 실장이 수락 의사를 밝혔으나 이 사실이 공론화돼 부담을 느꼈다는 분석이 있다.
또 한켠에선 상징적 직함인 '명예고문'을 박 실장이 수락했지만 언론에 알려지는 과정에서 '고문'으로 표현, 캠프의 실질적 좌장 역할로 비치는 것을 경계했다는 시각도 있다. 이 경우 박 실장이 정치활동을 재개한다는 의미가 있어 비상한 관심이 쏠릴 수 있었다는 것.
상황은 일단락됐지만 한나라당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정 후보의 정체성은 'DJ 정치' 추종인가 '친노 정치' 계승인가 아니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권력욕뿐인가"(강성만 부대변인)라고 비난 논평을 냈다.
범여권 한 관계자는 "정 후보가 김 전 대통령을 방문하는 날 이 일을 공개, DJ 방문 효과를 극대화하려고 한 것 아니냐"고 풀이했다.
한편 이날 김 전 대통령을 방문했던 정 후보는 저녁엔 인사동의 한 식당에서 손학규 전 경기지사를 만나 공동선대위원장직을 제안하며 대선 협력을 요청할 예정이다.
정 후보는 또 20일엔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21일엔 이해찬 전 총리를 잇따라 만나 역시 공동선대위원장직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 사람이 모두 정 후보의 뜻을 받아들이면 신당의 선대위는 김근태·손학규·이해찬 세 선대위원장이 이끄는 삼두(三頭) 체제로 출발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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