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 여수 땅값 "들썩"…외지인 매집

머니투데이 문성일 기자 | 2007.10.25 16:48

[머니위크]투자자 몰리면서 급등…아파트값도 20% 뛰어

2012년 세계박람회(이하 엑스포)의 강력한 후보지로 떠오르고 있는 여수 지역 일대 부동산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강세를 보이고 있는 일부 주요지역의 경우 외지 투자자들이 매집에 들어가면서 땅값이 급등하는가하면, 요지부동이었던 아파트값마저도 20% 가량 뛰는 등 부동산시장이 한껏 고조돼 있다.

올 초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어촌마을 무인도 땅을 매입한 사실이 알려진데 이어, 엑스포 유치위원회 고문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유치 확정시 율촌공단 부지를 집중 개발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면서 가뜩이나 후끈 달아오른 시장을 더욱 가열시키는 분위기다.

◆"유치만 해라"…부동산시장 폭발직전=여수 일대 부동산시장은 요즘 한 마디로 폭발 직전이다. 도심을 비롯한 주요 지역마다 외지인의 토지매입이 크게 늘면서 땅값 상승 구도가 좀처럼 흔들리지 않고 있다.

개발계획이 확정단계인 화양관광지구 일대 도로변 땅값은 연초대비 50% 가량 뛰었다. 소라면 죽림리와 광기리, 화양면 용주리 등 여수공항에서 화양지구로 향하는 4차선 도로 인접지는 올 초 3.3㎡(1평)당 20만원에서 현재 3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는 게 현지 부동산업계의 시각이다. 엑스포 유치가 확정될 경우 최대 50만원까지도 단기급등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여수시내 아파트값도 강세다. 연초 7000만원 선이던 여서동 현대아파트 105㎡(32평형) 시세는 현재 최고 9000만원까지 치솟았다. 신화아파트 동일 평수도 6200만원에서 7000만원을 넘어섰다.

한때 계약자를 찾지 못했던 미분양아파트 입주권도 이제는 웃돈이 붙어 거래가 되고 있다. 내년 입주하는 신동아파밀리에는 평수별로 1000만원이 넘는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다.

◆회장님 땅매입·개발 소식에 후끈=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자신의 명의로 지난 2004년부터 여수 어촌마을 2만5400여평의 토지를 매입한 사실이 확인된 이후 해당 지역 일대 땅값이 급등세를 보였다.


이 회장이 사들인 땅은 소라면 사곡리 궁항마을 서쪽 해안에 인접한 임야와 해안가에서 200여m 가량 떨어져 있는 '모개도'다. 모개도는 9400평 규모로 현재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다.

이 회장의 이들 땅 매입 의도는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지만 현지에선 개인 별장용으로 활용할 것이란 소문이 무성하다. 실제 궁항마을 땅은 앞으로는 여자만(灣)이 펼쳐져 있고 뒤쪽으로는 낮은 구릉지가 있는 등 전형적인 배산임수형이란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자들의 귀띔이다.

한때 이 소식이 퍼지면서 인근 부동산업체에는 주변 땅을 구입하려는 문의가 쇄도했다. 사곡리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3.3㎡당 10만원도 채 안됐던 땅값이 지금은 30만원을 호가한다"며 "인근지역인 대포리와 덕양리의 경우 최고 50만원대까지도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율촌산업단지 개발 의지도 현지 부동산시장을 흔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엑스포 유치 '전도사'를 자처하고 있는 정 회장은 그룹내 '엑스포 유치지원 태스크포스팀(TFT)'를 만들어 놓을 정도로 엑스포에 대해 열정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엑스포 유치가 확정될 경우 율촌산업단지 개발이 가시화될 것으로 현지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부동산미래투자컨설팅 박영규 사장은 "정 회장의 열정을 감안할 때 엑스포를 유치하면 지역 발전 차원에서 율촌산업단지 개발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이 지역 일대 땅값은 또한번 요동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엑스포 유치에 따른 지역내 투기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미 외지 투자자들이 몰려들어 율촌면뿐 아니라 순천시 해룡면 일대 땅값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내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혹여라도 엑스포 유치가 실패할 경우 현재 들떠있는 여수반도 자체가 황폐해질 공산도 크다"며 "지역 발전을 위해서 무분별한 투기요소들을 제거하는 작업도 따라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3. 3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4. 4 '日 노벨상 산실' 수석과학자…'다 버리고' 한국행 택한 까닭은
  5. 5 "당신 아내랑 불륜"…4년치 증거 넘긴 상간남,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