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가 뭐기에… 김경준발 파급은?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양영권 기자, 오상헌 기자 | 2007.10.19 16:13

(종합)김경준은 누구?…이명박은 자유로울까

한 사람이 정치권을 흔들고 있다. 김경준씨다. 한쪽에서는 '제2의 김대업'이란 꼬리표를 붙이고 있고 반대쪽에선 대선 판을 흔들 '구세주'로 여긴다. 여하튼 양쪽 모두에서 '중량감'만큼은 인정받은 셈이다.

◇김경준이 누구? BBK가 뭔데? = 6살 때 미국으로 이민간 재미 교포인 김씨는 코넬대를 졸업한 후 모건스탠리 등 세계적 증권사에 근무한 재원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주분야가 파생상품인데 특히 아비트리지(차익) 거래에서 풍부한 경험을 축적했다. 1999년 그가 직접 세운 회사가 바로 'BBK투자자문'.

이 회사는 2001년 4월 운영전문인력 부족과 회사자금 유용 등의 이유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인가 취소를 받는다. 젊은 청년의 실패였다.

그런데 그는 곧 재기한다. 외국계 펀드가 인수한 코스닥 기업 옵셔널벤처스코리아의 대표 이사가 된 것. 이 옵셔널벤처스코리아에서 김씨는 주가를 조작하고 소액투자자의 투자금을 횡령하게 된다.

'BBK 주가조작 사건'의 개요다. 표면상으로 보면 BBK가 망한 뒤 옵셔널벤처스코리아에서 일어난 주가 조작인 만큼 'BBK 주가조작'으로 부르기 힘들다.

다만 옵셔널벤처스코리아를 인수한 외국계 펀드도 사실상 BBK가 투자한 회사라는 혐의가 짙은데다 김씨가 기획한 것이라는 점에서 무관한 것도 아니다.

◇이명박은 왜 등장? = 관심을 끄는 것은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연루설. 일단 이 후보와 김 씨는 '동업자'였다. BBK가 승인 취소 처분은 받기 전인 2000년. 두 사람은 30억원씩을 투자해 LK e뱅크'라는 사이버 종합금융회사를 설립한다.

BBK는 이 회사의 자회사로 둔다. 그러나 이듬해 BBK 문제가 터지자 이 후보는 공동대표직에서 물러난다. 이 후보는 이때를 '결별' 시점이라고 누차 강조해왔다. 이후 드러난 주가조작과도 무관할 수밖에 없다는 근거다.


이 후보 연루설이 처음 등장한 시점은 2001년 11월. 당시는 BBK 투자자문이 이미 문을 닫았을 때. BBK에 투자했던 코스닥 기업 심텍이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했다며 고소를 하는데 피고소인으로 김씨 외에 이 후보까지 오른다. BBK가 자금을 모을 때 이 후보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이 후보는 이를 부인했고 서울중앙지지검도 2002년 이 후보의 혐의가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래도 연루설은 끊임없이 나온다. 특히 김씨는 "LK-e뱅크는 BBK의 지분 100%를 가졌고 이 후보는 사실상 BBK의 창업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李의 '복병' 김경준의 귀국 = 그런 김씨의 귀국이 가시화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2004년 미국 연방수사국에 체포된 이후 한국으로 들어오지 않기 위해 각종 소송을 진행하며 버티던 그가 자진해서 귀국 의사를 밝혔다는 점.

한나라당에서 "불순한 의도"라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시점이 미묘하다. 현재로선 대선 전 귀국 가능성이 높다. 한나라당 중진 의원도 "가능성은 100%"라고 했다.

자연스레 파장에 대한 걱정이 깊다. 겉은 태연하지만 속은 타 들어간다. "이번 대선의 최대 변수는 김경준"이라는 말도 나온다. 가장 큰 이유는 범여권의 '정치적 활용' 가능성이다.

이 후보의 '대세론'에 미칠 악영향이 불가피한 탓이다. "선거전 네거티브는 '진실'과 무관하다. 사실이건, 거짓이건 이슈화가 되면 어떤 식으로든 이 후보에게 생채기가 나지 않겠느냐(이 후보의 한 법률특보)"는 우려다.

한 의원도 "대선을 앞두고 9시 뉴스에 BBK, 김경준이 나오면 뭐가 도움이 되겠냐"고 동조했다. 변수가 있다면 그의 귀국 시점이다.

이제 남은 절차는 한국 정부와 미국 정부간 협의. 메가톤급 사안인 만큼 미국 정부도 쉽사리 선택하지 못할 것이란 관측도 우세하다. 김경준을 너머 미국이 판세를 가를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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