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하라, 그리고 질문하라

머니투데이 박창욱 기자 | 2007.10.19 13:04

[외국계기업 CEO]김진수 야후코리아 대표

"사람들이 뭐라 떠들든 너의 길을 걸어가라." 단테의 말이다. 자기만의 주관과 원칙, 확고한 목표가 있다면 일시적인 어려움이 있더라도 이를 극복할 수 있게 된다.

지난 9월로 한국 서비스 10주년을 맞은 야후코리아의 김진수(45) 대표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포털의 기본에 충실한 콘텐츠로 다시 한번 도약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 개인 맞춤 포털

야후는 97년 '웹 디렉토리' 검색서비스로 새로운 검색 트렌드를 선보이며 한동안 명실공히 포털업계 1위를 굳건히 지켰다. 그러나 네이버 등 토종 포털에 밀리면서 지금껏 이렇다할 분위기 반전을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김 대표는 "야후에서만 7년째 일하면서 보면 포털업계는 남을 베끼는 현상이 다른 어떤 업계보다도 심한 것 같다고 느꼈다"며 "재도약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용자들에게 뭔가 남다른 '가치(Value)'를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무슨 일이든 우선 그 기본을 돌아보고 실수를 줄이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그런 다음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해야죠. 야후는 미국 일본 등에서 다양한 '글로벌 콘텐츠'를 갖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한국 사람들에게 제공할 만한 남다른 것, 독특한 것을 찾기 위해 열심히 고민하겠습니다. 그런 것들을 계속 전면에 노출시키는 거죠."

세계 각국 야후 사이트간의 '콘텐츠 풀'을 공유해 없는 것들은 서로 제휴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김 대표는 '개인화'를 중요한 전략으로 삼고 있었다.

"최근 개인 맞춤형 포털인 '마이 야후'를 내놨습니다. 전 세계 20여개 네트워크 중 한국에서 최초로 하는 서비스입니다. 뉴스 재테크 동영상 쇼핑 요리 등 다양한 콘텐츠 가운데 사용자가 필요한 것, 원하는 것만을 골라 제공합니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콘텐츠를 그들의 성향에 따라 메인화면에 차별화시켜주는 겁니다. 개별 사용자의 취향을 좀 더 정확하게, 편리하게 반영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앞으로도 좀 더 정교하게 다듬어 나갈 겁니다."

# 인지공학

이 같은 서비스 추진의 기반에는 김 대표가 가진 인지과학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바탕에 깔려 있다. 그는 연세대에서 인지과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야후에서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작용을 분석해 사용자의 패턴을 연구하는 일을 오랫동안 해왔다.


"그렇다고 늘 기계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닙니다. 적절한 조화가 중요합니다. 사람이 잘 하는 것과 기계가 잘 하는 것도 분명 다릅니다. 분류하는 일은 아무래도 사람이 낫고, 분류된 것을 모으고 배달하는 것은 기계의 도움을 받지요."

원래 김 대표는 연세대 전기공학과를 나왔다. "막상 공부해보니 건조한 공학은 저와는 잘 맞지 않았습니다. 저는 사람에 대해 연구하는 공부를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기왕 시작한 것 싶어 마쳐야지 싶어 졸업까지 했습니다. 이후 LG전자 특허부서에 일했지만 결국 관뒀죠."

연세대 교육학과에 다시 편입해 석사과정까지 마쳤다. "지도교수님께서 노벨상을 탄 학자에게 배운 분이었는데, 박사과정에서는 공학과 교육학을 결합할 수 있는 인지과학을 공부해보라고 제게 권유하셨습니다. 사람과 공학을 잘 결합하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겠다는 취지였죠."

그렇게 학문만 하다가 기업을 이끄는 것이 쉽진 않았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건넸다. "대표를 맡기 이전 이사 시절부터 회사 전체를 보려고 나름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제 원칙을 지키면서도 아래위로 모두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했죠. 덕분인지 야후 대표를 맡기전, 최종 인터뷰를 하는데서도 제 평판조사가 상당히 좋게 나왔다고 하더군요."


# 삶의 질

꿈을 물었다. "원래 포털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지만, 킬러 콘텐츠 경쟁을 통해 오히려 '시간을 죽이는' 도구로 전락한 면도 있습니다. 물론 포털 사업의 기본은 유지해야 겠지만, 사용자들이 시간을 절약하는데 도움을 주고 이와 함께 가치와 감동도 주고 싶습니다. 저는 야후코리아를 '삶에 도움이 되는' 포털로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김 대표는 이와 함께 개인적인 포부도 밝혔다. "물론 지금 당장은 아니겠지만, 장기적으로 제대로 된 실질적 교육을 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학교에서든 인터넷상을 통해서든 상관없이 말입니다. 차별화된 가치를 만들어내고 그것을 구현하기 위해 사람들을 설득해 낼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인간적 교육을 펼쳐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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