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20년전 개장전의 추억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 2007.10.19 08:32

블랙먼데이 재현 가능성 낮아…"투자서 무사태평은 금물"

"뉴육증시가 급락했습니다. 다우지수가 하루만에 500포인트 이상 떨어졌습니다. 하락률은 무려 22.6%에 달합니다. 1914년 1차 세계대전으로 증시가 4개월 이상 문을 닫은 때를 제외하고 하루 하락률로 사상최고치입니다."

1987년 10월20일 [개장전]은 이렇게 시작했을 겁니다. 하지만 1987년에는 아직 국내 주식시장이 발전하는 단계였고 머니투데이는 아직 세상에 태어나기 전이었습니다.

1987년10월19일(현지시간) 뉴욕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습니다. 도무지 왜 떨어지는지 이유도 모른채 급락을 경험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로부터 20년이 흘렀습니다. '블랙먼데이' 20주년을 하루 앞으로 둔 뉴욕증시는 평온하기 그지 없습니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약보합, 나스닥은 소폭 강세를 보였습니다.

미국회계검사원 등의 여러 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블랙먼데이의 주범은 파생상품과 프로그램 매매, 그리고 알려지지 않았던 증권시장 자체의 문제점 등으로 알려져있습니다.

하지만 '블랙먼데이' 당시 시작은 오랜 강세장, 약달러, 고유가, 중동의 긴장 등이었습니다.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뉴욕에서 들려온 분석입니다.

1987년 강세장은 5년 연속 지속됐습니다. 지금도 4년간 강세장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종우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오랫동안 강세장이 지속되기란 쉽지 않다"며 약세장에 대비할 때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니다.


당시 일본의 성장은 중국의 성장으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달러는 약세입니다. 달러는 유로화대비 최저치로 떨어졌습니다. 1985년 플라자합의와 같은 것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달러화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미국이 위안화 절상을 말하는 것은 어쩌면 달러화 약세를 더욱 용인하겠다는 의미가 아닌가 합니다).

터키 의회는 북부 이라크 쿠르드 반국 수색을 위한 파병을 승인함에 따라 유가는 시간외서 9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유가가 100달러까지 간다는 말은 심심찮게 나오고 있습니다.

당분간 '블랙먼데이'는 추억으로 남겨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금리는 20년전부터 낮은 수준이고 인플레이션 위험도 크지 않습니다. 게다가 한번 경험한 파생상품과 프로그램의 위험은 더 이상 위험이 아닙니다. 준비가 돼 있기 때문입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합니다. '유비무환'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라는 말도 있습니다. 경험과 준비의 자세를 강조한 말들입니다. 과거에서 배울 것이 없다면 우리가 열심히 과거를 기록하고 공부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블랙먼데이'는 재현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20년과 반대의 모습입니다. 우리는 이미 '블랙먼데이'를 경험했고 그것에서 무엇인가를 배웠기 때문입니다.

15시간후면 '블랙먼데이' 20주년 뉴욕증시가 개장합니다. 다음주 월요일인 22일 [개장전]을 "지난 주말 '블랙먼데이' 20주년, 뉴욕증시는 평온하게 지나갔습니다."로 시작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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