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 TV토론 신고식…'진땀 뺀 100분'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 2007.10.19 06:31
"완소남이 무슨 뜻인가요?"(네티즌)
"완, 소, 남…허허"(정동영 후보)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가 18일 밤 MBC '100분토론'에 출연, TV토론 신고식을 치렀다.

홀로 여러 패널들을 상대하는 일대다수의 대결. 패널로 나선 권영준 경희대 국제경영학부 교수,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 교수, 양승실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 등은 특히 통일외교정책과 경제살리기 해법을 놓고 정 후보를 몰아세웠다. 시민논객들의 질문도 날카로웠다.

정 후보는 100분간 여러차례 곤혹스런 표정을 지었지만 침착함을 잃지않으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곤란한 질문엔 주로 '원칙론'으로 응수했고 질문자와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원칙 지키되 현장 듣겠다"= 정 후보는 자신의 경제정책 구상에 대해 "IMF 이전 국민의 7할 정도가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 비율이 50% 정도로 떨어졌다"며 "이걸 끌어올리는 게 다음 대통령이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성장-분배 논란에 대해 "'성장은 곧 차별'이란 전제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성장 일방주의에 반대하며, 고용있는 성장이어야 하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기회를 보장함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이 일할 수 있는 사회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세제에 대해선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는 원칙을 흔들면 시장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기때문에 기본 골격은 유지해야 한다"며 "다만 최근 부동산 세수가 가파르게 올랐는데 현장의 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1가구 1주택 장기보유자에 대한 종부세 감면 여부에 대해 정 후보는 "원칙을 지키되 현장의 소리에 귀 기울이겠다"고 답했다.

통일외교 분야에서 정 후보는 "모든 주권국가는 평화적 핵 이용의 권리를 갖고 있다"며 "하지만 북한 핵무기에 대해 미국 등 국제사회와 한국의 입장은 똑같다, 핵 불능화는 연말까지 하고 핵무기는 완전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한나라당식 접근으로는 북한을 설득할 방법이 없다"며 "시간을 끌게 되고 그 사이 우리가 피해를 본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NLL논란은 소모적 논쟁"이라며 "개성공단 만들어낸 뒤 긴장감이 현저히 떨어졌듯 서해에도 바다의 개성공단(공동어로구역)을 만들어 긴장 수준을 내리자"고 말했다.


꼭 일주일 전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100분토론에 출연, 개성공단 입주기업 상당수가 적자를 보고 있다고 비판했던 일이 거론됐다. 정 후보는 "이명박 후보가 경제전문가인지 의심스러웠다"며 "어느 기업이나 손익분기점 달하려면 3~5년 걸리는데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설비를 200% 증설하겠다고 준비하고 있다, 장사가 되니까 더 하려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박했다.

◇정동영은 같기도후보?= 시민논객 50여명은 각 연령과 직업군을 대변하는 질문을 던졌다. 이른바 '현장의 목소리'인 셈. 정 후보는 진땀을 뺐다.

현직 경찰관인 한 남성은 경찰의 압수수색을 캠프관계자들이 물리적으로 저지, 공권력 집행을 막았다고 지적했다. 정 후보는 "경선중에 공권력이 뛰어들었다, 이의는 제기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공권력 집행을 막기 위해 물리력을 사용한 적은 결코 없다"고 반박했다. 진행자인 손석희 교수는 문답이 끝난 뒤에야 "저 분은 현직 경찰"이라고 공개했다.

방과후 학교에서 강의했다는 한 여성은 정 후보의 종일학교 확충 공약에 "현실은 모른채 돈만 지원한다고 될 일이냐"고 따졌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공약에 대해서도 "이미 비정규직 2년 뒤 정규직으로 전환토록 법이 마련돼있는데 법을 지키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건 법이 잘 안되고 있다는 증거"라며 비정규직법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정 후보는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정책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응수했으나 한 대학생 시민논객은 "말하는 스타일이 두루뭉술해 같기도후보라고 불린다"며 꼬집었다.

이 논객은 "감세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데 정책 추진에 자신이 없어서 그런 것 아니냐"고 지적했고 정 후보는 "보다 선명하게 (말)하도록 노력하겠다"면서도 "정치인의 덕목 중 신중함도 있다"고 덧붙였다.

◇네티즌 "패널들 편파적"= 이날 방송을 지켜본 시청자들은 MBC홈페이지의 100분토론 게시판에 수백건 글을 올리며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이 가운데 지난주에도 출연했던 패널들이 당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게보다 이날 정 후보에게 더 날카롭고 공격적으로 질문했다며 "편파적이 아니냐"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눈에 띄었다.

한편 정 후보는 "완소남"(완전 소중한 남자), "낚싯글"(내용없이 클릭만 유도하는 글) 등 인터넷 신조어의 뜻을 묻자 고개를 갸우뚱하며 답하지 못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2세 신발 만든 지 5개월 만 파경…지연, 황재균 흔적 싹 다 지웠다
  2. 2 33평보다 비싼 24평…같은 아파트 단지인데 가격 역전된 이유
  3. 3 "명장 모셔놓고 칼질 셔틀만" 흑백요리사, '명장·명인' 폄하 논란
  4. 4 티아라 지연·황재균 이혼 인정…"성격 차이로 별거 끝에 합의"
  5. 5 "국민 세금으로 '불륜 공무원 커플' 해외여행" 전남도청에 무슨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