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딸을 위해.." 펀드매니저의 배수진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 2007.10.18 16:27
남의 자산을 불려주는 펀드매니저들은 정작 자녀들을 위해 어떻게 투자하고 있을까. 금융 전문가이니 만큼 특별한 비법이 있지 않을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펀드매니저들 중 자신이 운용하는 펀드에 자녀 명의로 가입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밸류자산운용의 이채원 전무도 그 중 한 사람이다.

이 전무는 자신이 운용하는 '한국밸류10년주식펀드'에 두 딸을 위한 자금을 묻었다. 펀드를 만들면서 두 딸의 이름으로 각각 1500만원 씩 거치식으로 펀드에 가입했다. 적립식 보다는 거치식이 높은 수익률을 내는 데 유리하다는 게 이 전무 생각이다.

그는 "적립식으로는 큰 수익을 내기 어렵다"며 "여유가 있다면 아이들을 위해서 1500만원 정도 거치식으로 묻어두고 나중에 대학 등록금 등 큰 돈이 필요할 때 쓰면 된다"고 밝혔다. 한국밸류10년주식펀드는 지난해 4월 설정된 이후 17일 기준으로 65.6%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별히 1500만원을 넣은 이유는 비과세 한도 때문이다. 현재 19세 이하 가입자에 대해선 10년간 1500만원까지 증여세가 면제된다.

이 전무의 말대로 아이가 태어날 때 1500만원의 자금을 펀드에 넣었을 경우, 세금 절약 효과는 둘째치더라도 연 12%(주가지수의 등락과 펀드보수 등에 따라 조금 차이는 있겠지만)씩 수익을 꾸준히 내면 아이가 대학에 입학할 때 쯤엔 이 돈이 1억2000만원으로 불어난다. 또 결혼 적령기인 서른살 즈음엔 4억원 정도를 마련할 수 있다.


김광진 동부자산운용 조사분석팀장 역시 자신이 기업분석을 맡고 있는 '동부TheClassic진주찾기주식' 펀드(이하 진주찾기 펀드)로 두 아이를 위한 교육자금을 마련하기로 했다. 매달 20만원씩 납입하는 적립식이다. 진주찾기 펀드는 국내주식형펀드 가운데 올해 3분기 누적수익률 58.4%로 1위를 차지했다.

김 팀장은 "매달 20만원씩 두 아이 앞으로 투자하면 큰 부담도 없고 나중에 목돈이 필요할 때 요긴하게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5명의 연구원과 함께 일주일에 5군데씩 기업탐방을 다닌다. 두 아이의 미래가 달린 펀드이니 만큼 열심히 수익을 내지 않을 수 없다.

교보투신운용에서 '교보파워인덱스파생상품' 펀드를 운용하는 박 찬 AIS팀장은 특이하게 펀드보다는 다른 '선물'을 택했다. 박 팀장은 지난해 8월에 태어난 딸 아이를 위해 교보파워인덱스파생상품 펀드에 가입, 1년 정도 투자한 뒤 30%의 수익을 내고 환매했다. 환매한 돈과 돌 때 받은 돈을 더해 '그림'을 선물해주겠다는 생각이다.

박 팀장은 "아내가 반대하고 있지만 펀드보다는 그림을 해주는 게 아이를 위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아기 방에 걸어줄, 아이가 좋아할 만한 그림을 고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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