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맞교환', 홍콩에 대형 호재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 2007.10.18 15:44
중국 정부가 상하이와 홍콩에 동시 상장된 기업의 주식을 맞교환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상하이에 비해 저평가돼 있는 홍콩 H주와 A주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어서 홍콩 증시 투자자들에게 최대 호재가 될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투 광샤오 중국 증권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은 17일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 참석해 "A주와 H주의 주식 맞교환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며, 조만간 그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앞서 지난 8월 중국 개인 투자자들이 홍콩 증시에 직접 투자할 수 있도록 텐진 빈하이신구의 중국은행(BOC)을 시범 지구로 지정해 최근 두달간 홍콩 증시 급등세에 도화선을 제공했다.

현재 상하이와 홍콩에 동시 상장된 중국 기업은 30여개로 대부분 A주가 H주에 비해 주가가 평균 50% 정도 비싸다. 이런 이유에서 중국 전문가들도 과열된 상하이증시에 투자하기 보다 할인된 가격의 홍콩 H주에 관심을 돌릴 것을 주문해왔다.

이 소식에 두 증시에 동시 상장된 기업들의 주가는 쌍곡선을 그렸다.

중국 4위 은행인 교통은행은 상하이증시에서 4.1% 하락한 반면 홍콩 증시에서는 6.4% 상승했다. 중국 3위 항공사인 중국동방항공은 상하이증시에서 5.2% 하락한데 반해 홍콩에서는 2.4% 올랐다.

항셍지수는 2만9000포인트를 돌파한지 불과 5일 만에 사상 처음으로 장중 3만포인트를 돌파해 3만25.07까지 뛰어올랐다. H종목 가운데 주요 43개의 주가 추이를 추종하는 HSCEI지수도 1% 넘게 상승했다. 이 지수는 국내 증시에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인 '코덱스차이나H'의 기초 지수이다.

이처럼 중국 정부가 개인 투자자의 직접거래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A주와 H주의 맞교환까지 검토하는 것은 본토 증시의 이상 열기를 식힐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올 초 2715.72로 거래를 시작했던 상하이종합지수는 올들어 118.75% 상승하며 6000선까지 돌파하는 비이성적 과열에 휩싸여 있다. 선전종합지수의 상승률도 172%에 달한다. 막대한 무역흑자와 외국인직접투자(FDI), 개인 저축예금 보유액 등 막대한 유동성을 등에 업고 전문가들의 이성적 분석 범위를 뛰어넘었다.

올 들어 5차례의 금리 인상과 8차례의 지급준비율 상향, 주식거래세 인상 등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과열 해소책도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내년 베이징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증시 과열를 급작스레 꺼뜨리는 것 역시 부담스럽기 때문에 강공 보다는 우회 방안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홍콩 풀브라이트증권의 프랜시스 룬 펀드매니저는 "아비트리지(무위험 재정거래)를 통한 주식 맞교환이 도입되면 A주와 H주의 격차가 크게 좁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JF자산운용에서 300억달러 규모의 '그레이터차이나'펀드를 운용중인 하워드 왕은 그러나 주식 맞교환이 실제 성사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 조치는 H주에 명백한 호재임에는 틀림없지만 시행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현재 보유중인 포트폴리오를 당장 바꿀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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