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현대證 매물로 나오면 인수검토"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 2007.10.18 14:58

현대그룹 부인에도 현대차그룹 금융부문 강화욕구와 물려 묘한 뉘앙스

현대차그룹이 현대증권이 매물로 나오면 단계적으로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룹이 현대증권 매각을 생각지도 않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이 그린 시나리오지만 금융부문을 강화하고 있는 현대차 그룹 행보와 물려 묘한 뉘앙스를 낳고 있다.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18일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이 적극적인 시장공략 등을 통해 그룹내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며 "현대증권이 매물로 나올 경우 단계별 인수를 통해 그룹의 금융 부문을 완성시킨다는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대차그룹은 카드와 캐피탈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특히 해외시장 공략에서 금융 부문의 역할이 커지고 있어 정몽구 회장의 지휘 아래 그룹내 금융 부문의 덩치와 위상을 확대하는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현대증권이 매물로 나오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다각적인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증권을 단계별로 인수하는 방안을 그려본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농협 1대주주, 현대차그룹 2대주주 형태로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 뒤 상황에 따라 1대주주로 올라서는 시나리오다. 이른바 '간접인수 형태'다.

현대증권 인수와 관련해 정몽구 회장의 둘째 사위이자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정태영 현대카드·캐피탈 사장이 주도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이같은 방안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현대증권이 매물로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다소 성급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제시돼 잠정 보류된 상태라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그렇지만 현대증권 매각이 가시화될 경우 재추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현대그룹측은 이에 대해 "지난 9월 현대증권에서 대규모 유상증자(5356억원)를 단행한 것에서 알 수 있듯 현대증권을 그룹 성장·발전의 핵심 축으로 삼고 있다"며 "현대증권을 매각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이에 비해 시장에서는 현대건설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현대그룹이 필요한 자금을 동원하기 위해서는 현대증권 매각이 가장 유력한 방안이라는 분석이 줄곧 제기되고 있다. 주가가 급등한 현대건설 인수를 위해서는 현재 9조~10조원 이상의 대규모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그룹은 비록 전략적 투자자를 모아 컨소시엄을 구성한다해도 자체 동원가능한 자금 최대 3조원 외에 2조원 가량을 추가조달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현대그룹은 지난달 중순 공정거래위원회가 현대엘리베이터에 대해 지주회사 자격을 부여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현대증권을 강제 매각해야 하는 부담을 덜었다. 현대차그룹은 당시 여러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현대증권 인수를 위한 '로드맵'을 구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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