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 노사는 전날 밤 만나 △계약인력 3년 이상 근무자 2008년 1월1일부터 무기계약직 전환 △임금피크제 도입 △SOD(영업점업무분리) 제도는 11월부터 종합진단 후 다각적 개선책 강구 등에 전격 합의했다.
노사 합의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비정규직의 고용보장을 위해 내년 초 계약인력(사무인력 중 텔러직, 지원직, 텔레마케터와 기능인력)을 정년이 보장되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대상 계약인력 8350명 중 5000여명을 우선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고, 3년 미만 계약인력에 대해서는 근속기간에 따라 순차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임금피크제의 적용대상은 만 55세 이상이며, 53, 54세의 부점장 후선보임 대상자는 본인의 희망에 따라 임금피크제와 후선보임 중 선택이 가능하게 됐다.
노조 관계자는 "임금피크제의 고용보장 연령은 금융산별 임단협에서 제도 도입 시 만 60세로 연장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만 60세"라며 "이에 따라 만 55세 도달시점부터 만 5년이 임금피크제 적용기간"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합의와 동시에 국민은행 노조는 지난 57일간의 강 행장 연임저지 투쟁을 중단했다. 그동안 노조는 본점 12층 행장실 복도 등에서 집회를 갖고 강 행장의 퇴진을 강도높게 주장해 왔다. 이 과정에서 임원과 노조 간부가 몸싸움을 벌이는 등 험악한 장면도 여러차례 벌어졌다.
그러나 이날 오전 노조는 여의도 본점 앞 설치했던 천막과 현수막을 철거하고, 강 행장을 차기 행장으로 공식 인정하기로 했다. 이로써 IMF 연차총회 참석차 이날 미국으로 떠나는 강 행장의 발걸음이 한층 가벼워지게 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민은행 노조도 조만간 통합 노조위원장 선출을 위한 선거체제로 돌입해야 하기 때문에 더 이상 투쟁을 계속하는 것이 어려웠을 것"이라며 "국민은행 경영진도 예상치 못하게 장기화된 노조와의 갈등이 은행 이익에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판단한 듯 하다"고 분석했다.
금융권의 다른 관계자는 "은행의 노사관계가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며 "양측 모두 원칙중심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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