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뷰]中증시 어디까지 갈까

머니투데이 박형기 국제부장 | 2007.10.18 10:55
기자가 매일 새벽 회사에 출근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머니투데이 종합뉴스 프런트 면에 있는 클릭 '탑5'를 확인하는 일이다.

독자들의 '니드'가 무엇인 지를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내 기준으로 기사의 가치를 측정하고 오프라인 지면을 꾸몄으나 지금은 클릭수가 많은 것을 지면에 반영하려고 노력한다. 그것이 독자의 니드를 충족시키는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에도 어김없이 중국 관련 기사가 클릭 탑5에 꽂혀 있었다. 유명한 중국 전문가인 앤디 시에(謝國忠)의 "중국 자산버블 심각한 수준 아니다"였다. 중국 펀드에 하루에만 3000억원이 몰리는 등 중국증시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기자는 얼만 전까지만 해도 출근과 함께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뉴욕마감 기사를 챙기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중국에서 밤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중국 증시 관련 외신이 무엇인지를 먼저 살핀다. 아직 중국이 미국이 되지는 않았지만 최소한 증시만큼은 중국이 미국이 된 듯 하다.

최근 상하이종합지수가 6000을 돌파한 중국 증시는 분명 버블이다. 그러나 상승여력은 충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현재 중국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50~60 수준이다. 이머징마켓 평균이 20이 채 못 되니 엄청난 버블이다. 그러나 일본 버블과 IT 버블과 비교하면 아직도 양호한 편이다. 일본 버블 당시 일본 주식의 PER은 90, IT 버블 당시 나스닥의 PER은 120이었다.

중국의 부상은 세계의 헤게모니가 바뀌는 인류사의 거대한 전환점이다. 따라서 중국 버블은 일본 버블보다 더 심했으면 심했지 못하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버블은 아마도 IT 버블을 능가하는 사상최대의 버블이 될 것이다.

형식논리이긴 하지만 중국버블이 사상최대의 버블이 되려면, 다시 말해 지금까지 사상최대 버블이었던 IT 버블 수준에 가려면 지금보다 주가가 두 배 가량 뛰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그러나 이 같은 논의는 부질없는 짓이다. 중국증시는 경제가 아니라 정치논리에 의해 지배되기 때문이다.


중국증시의 출범 자체가 너무도 정치적이다. 중국은 개혁개방 초기 국영기업에 대한 지원을 정부 재정으로 했다. 그러다 보니 정부의 재정적자가 늘어났다. 베이징 당국은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국영기업에 돈을 대는 일을 은행에게 맡겼다. 얼마 후 중국의 은행들은 엄청난 부실채권을 떠안을 수밖에 없었다.

베이징 당국은 은행의 부실여신을 줄이기 위해 1990년 상하이 증시를 출범시켰다. 국영기업이 증시에서 기업공개(IP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해 은행권의 부담을 덜어준 것이다. 증시 출범 자체가 시장논리가 아닌 정치논리에 의해 이뤄진 것이다.

베이징 당국은 증시 출범 이후에도 증시를 확실히 통제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가 아직도 자유롭지 못하며, IPO 등 모든 것을 직접 컨트롤하고 있다.

현재 중국 주식의 70%는 국영기업의 주식이다. 이 주식은 당연히 공산당 소유다. 전체 주식의 70%를 공산당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공산당이 맘만 먹으면 증시를 언제든지 오르고 내리게 할 수 있다.

그 공산당이 2008년 8월 8일 베이징 올림픽을 개최한다. 공산당은 베이징 올림픽을 중화민족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활용하려 한다. 거기에 찬물을 끼얹는 그 어떤 것도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증시가 하락한다면 증시를 부양해서라도 축제 분위기를 띄우려 할 것이다.

영국 의회는 남자를 여자로, 여자를 남자로 바꾸는 것 이외에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현재 중국 공산당이 그렇다. 중국의 모든 것을 통제하고 있는 공산당은 중국 밖에서는 몰라도 중국 내에서는 그 어떤 것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부(富)를 뜻하는 ‘8자’를 좋아해 올림픽 개최 일을 2008년 8월 8일로 한 공산당이 올림픽 개최 일에 맞춰 상하이지수를 8000선까지 끌어올릴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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