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농산물 개방 '한미FTA' 수준 요구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 2007.10.17 19:39

(상보)한·EUFTA 4차협상 사흘째‥車비관세장벽 협상 난항 '예고'

유럽연합(EU)이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4차 협상에서 농산물 개방수준을 높여 한미FTA 수준으로 맞춰달라는 요구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17일 전해졌다.

한국과 EU는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사흘째 협상을 열어 상품관세 양허(개방)와 비관세장벽, 지적재산권, 서비스, 금융, 원산지 등에 대해 논의를 진행했다.

EU측은 특히 농산물의 관세철폐 기간 등과 관련해 한미FTA 수준과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게 우리측의 전언이다.

우리측은 앞서 제시한 양허안에서 돼지고기를 비롯해 포도주와 위스키, 초콜릿, 치즈 등 민감품목 대한 관세철폐 기간을 10~15년으로 잡는 등 한미FTA보다 더 장기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FTA의 경우 돼지고기는 관세철폐 기간을 냉동육 7년, 냉장육 10년으로 합의했으며, 포도주와 커피 등은 협정 발효 즉시 관세를 철폐키로 했다. 주요 관심품목인 위스키와 브랜디의 관세철폐 기간도 5년과 7년으로 돼있다.

이에 대해 우리측은 농산물에 대한 민감성을 존중해달라는 기본 원칙을 바탕으로 EU와 미국은 교역구조 등이 다르기 때문에 한미FTA가 기준이 될 수 없다는 점을 거듭 설명했다. 여기에 농산물의 예외적 취급, 민감품목 보호를 위한 특별세이프가드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한수 한·EU FTA 우리측 수석대표는 이날 중간결산 브리핑에서 "상대적인 특수성을 인정하는 것 같은 분위기는 있다"고 전제한 뒤 "상업적 이해가 없는 농산물 품목에 대해서는 한미FTA 수준으로 요구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비관세장벽의 핵심쟁점인 자동차의 기술표준 문제와 관련, "EU측의 새로운 제안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협상 진전의 난항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EU측은 앞서 한국의 자동차 기술표준을 인정하는 대신 유엔 유럽경제위원회(UN ECE)의 자동차 기술표준규정에 따라 만들어진 자국의 자동차에 대해서는 한국 시장에 수출이 가능하도록 해달라는 새로운 절충안을 제의했다. 우리측은 일단 관계부처간 충분한 검토 후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아울러 김 대표는 협상 진전의 최대 걸림돌인 상품관세 양허(개방)에 대해 "EU측의 속내를 정확하게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EU측은 의사결정 구조상 개선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하고 있으며, 우리측에서 실마리를 풀어줬으면 하는 입장인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연내 타결 전망과 관련해서도 "지극히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완전히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다"며 기존 원칙을 재확인한 뒤, 연내 타결을 위해 진전돼야 할 분야로 상품관세와 자동차 비관세장벽, 개성공단 문제 등을 꼽았다.

한편 양측은 서비스 협상에서 신입사원들이 상대방 국가에 나가 있는 지사에 가서 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데 합의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대학졸업 후 국내 기업에 취직한 신입사원들이 1년 이상 유럽지사에 체류하면서 연수받기가 쉬워질 것으로 보인다.

예컨데 국내 한 기업이 신입사원을 유럽 지사에 보내고 싶어도 현재는 관광비자 정도가 나오는데 이번 합의로 1년을 정식으로 가서 체류할 수 있는 비자가 나올 수 있다는게 우리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국내 기업 가운데 신입사원을 1년 이상이상 유럽에 연수를 보내는 경우가 없어 실효성에는 의문이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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