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 안착 '축배'는 아직 이르다

머니투데이 황숙혜 기자 | 2007.10.22 12:01
2000 안착에 대한 기대를 모았던 코스피시장이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국 상해종합지수가 6000선을 넘자 국내외 투자가들 사이에 경고음이 높아지면서 이머징마켓이 동반 하락하는 모습이다.

미국 서브프라임 부실 문제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국제 유가 등 대외 변수가 녹록치 않다. 내부적으로는 경기 회복과 기업들의 탄탄한 실적이 뒷받침되는 가운데 기존 주도주의 가격 부담과 외국인 투자자의 투매 등이 걸림돌이다.

증권업계 애널리스트는 시장 상승을 주도해 온 중국 수혜주의 가격 부담과 이에 따른 기간 조정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하지만 큰 흐름에서의 상승 추세는 아직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기존의 주도주 중심으로 서둘러 추격 매수에 나서기보다 느긋하게 기회를 엿보는 것이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내부적으로 가격 부담을 진정시키기 위한 기간 조정이 필요할 뿐 아니라 미국 경기 문제와 이머징마켓의 가격 부담, 국제 유가를 포함한 원자재 급등까지 외부 변수의 추이를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

또 3분기 실적을 바탕으로 2000 안착 과정에 부상할 수 있는 업종을 포함해 포트폴리오를 재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코스피지수 2000 사수 '안간힘'

1600선까지 밀렸던 코스피지수가 2000을 회복했으나 움직임이 불안하다. 이달 들어 견조한 오름세를 유지하며 2000 안착에 대한 기대를 모았던 증시는 다시 1900선으로 밀려났다.

새로운 마디지수를 지키지 못하는 이유는 가격 부담을 털고 추가 상승을 이어갈 새로운 재료가 부족한데다 해외 증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인도 증시가 외국인 투자를 규제하겠다는 발표로 인해 장중 8% 가까이 급락, 거래 중단 사태를 빚은 한편 중국 증시도 상해종합지수가 6000 고지를 넘자 버블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부쩍 높아졌다. 미국 증시 역시 지난달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전격적인 금리 인하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으나 최근 기업 실적 부진과 국제 유가 급등에 발목을 잡힌 모습이다.

해외 증시 흐름에 '노란불'이 켜진데다 내부적으로 새로운 주도주가 등장하지 않고 있어 주가 상승에 따른 피로감을 해소할 돌파구를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지수가 2000에 다시 발을 들여놓는 과정에 상승을 주도한 것은 중국 경기 사이클과 맞물린 전통주였다. 3분기 삼성전자가 '깜짝 실적'을 내놓았지만 시장 반응은 차가웠다.

◆ 추세 유효…유가, 해외증시 등 외부변수 주목

증시 애널리스트들은 큰 흐름속에서 상승 추세는 유효하다는 데 입을 모았다. 국내 유동성의 증시 유입이 지속되고 있을 뿐 아니라 경기 펀더멘털이 견조하다는 것. 다만 안정적인 상승 곡선을 그리기까지 기간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조재훈 대우증권 부장은 "이머징마켓을 중심으로 글로벙 증시의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피로감이 쌓이고 있으며, 국내 증시도 그에 따른 영향을 받고 있다"며 "장기적인 상승 추세가 깨진 것으로 보기는 힘들며, 2000 장벽에 부딪힌 지수가 자율적인 조정 기간에 들어간 것"이라고 진단했다. 외부 여건이 안정될 때까지 기간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국내 경제성장이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고 기업 실적도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중장기 투자 문화도 증시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내부적인 증시 여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판단을 내놓았다.

시장 향방에 대한 해답은 바깥에서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승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가격 부담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코스피지수가 2000에서 깊은 골을 형성하며 고통스러운 주가 하락을 보이지는 않을 전망"이라며 "시장 방향은 국제 유가와 미국 및 중국 증시 등 해외 변수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특히 중국의 물가와 성장률 발표에 주목해야 한다"며 "경제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 경우 중국 성장에 따른 역풍을 맞게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 증시의 향방과 관련, 그는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성장통과 가격 부담을 보이겠지만 중국의 경제성장과 주가 상승의 연속성에 대해 의심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박찬익 모간스탠리 리서치센터장은 "주식형 펀드로 유입되는 국내 기관 자금과 미국 FRB의 금리 인하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에 힘입어 추가적인 주가 상승이 뒷받침될 것"이라며 "하지만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와 시장 밸류에이션 부담이 하락 리스크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 성장 사이클 타는 종목 중심, 장기소외주도 확보

개별 종목으로 시선을 옮기면 선택이 더 어려워진다. 철강과 조선 등 중국을 포함한 이머징마켓 성장의 후광을 받고 있는 종목은 가격이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그에 반해 IT 종목은 주가가 바닥권에 진입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상승을 강하게 자신하기는 어렵다. D램 가격 등 IT 관련 지표가 부진해 4분기 실적에 대해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애널리스트는 여전히 중국 수혜가 예상되는 전통주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이와 동시에 밸류에이션 매력을 지닌 IT와 자동차의 비중을 차츰 늘릴 때라는 데 입을 모았다.

박찬익 센터장은 "시장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러운 수준에 이른 만큼 3분기 이후 실적에 근거해 철저한 펀더멘털 측면의 접근이 필요하다"며 "글로벌 설비투자 사이클 및 산업성장과 흐름을 같이 할 수 있는 업종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철강과 조선, 보험 등을 추천했다.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중국 수혜주의 경우 가격 부담이 있지만 급하게 매도했다가는 다시 매수하기 힘들 수도 있다"며 "상대적인 매력은 중국 수혜주에 있으며, IT 대표주자인 삼성전자의 주가가 의미있는 저점에 머물러 있는 만큼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재훈 부장은 "성장성과 밸류에이션 중 한 부분만 볼 것이 아니라 두 지표를 동시에 감안해 종목을 선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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