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삼성전자 힘내세요"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 2007.10.17 08:35

주식시장 매력 축소…삼성電, 투심 영향 막대

"지수가 2000이면 뭐합니까. 오르는 종목이 없는데…"

체감지수가 한겨울이다. 보유한 종목은 내리기만 하고 오를 생각을 안한다. 하지만 지수는 여전히 2000이다. 상대적 박탈감이 심해졌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잡아야 한다고 '머리'로 생각하지만 마우스를 클릭하는 '손'은 여전히 저가주를 노리고 있다.

투자자들 일부가 주식시장에서 손을 떼고 있다는 말이 들린다. 아직 1년이 채 지나지 안았지만 올해 코스피 수익률은 40%에 육박하고 있다. 시쳇말로 '먹을 만큼 먹었고' 더 이상 주식시장에서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먹을 게 없다'는 생각에서이다.

사실 지수가 2200을 간다고 하더라도 수익률은 10%에 불과하다. AA- 등급의 무보증 3년 회사채 수익률은 6%가 넘고 있다. 특판형식으로 6%대 예금금리가 속속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주식시장에서의 10% 수익률은 위험대비 작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주식시장에 대한 매력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52주 신저가를 하향 이탈했다. 주가는 2005년 7월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게다가 삼성전자는 IT버블 붕괴때에도, 911테러때에도 지킨 60개월 이동평균선도 지키지 못했다. 예전과 같은 영예가 힘들다는 주장도 여기저기에서 나오고 있다.

비교적 삼성전자에 대해 애정어린 시선을 보였던 신영증권도 전날엔 삼성전자가 시장에서 사망선고를 당한 것과 같은 공포심마저 감지됐다고 평가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번 주가가 방향을 정하면 방향대로 유지하는 관성의 법칙을 따른다"며 "IT주의 부상은 요원하고 상처받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1위로서의 지위도 흔들릴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강문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 상승시에는 비탄력적으로 움직이다가 하락시 탄력적으로 움직이면서 좀처럼 상승 흐름에 동참하지 못하는 반도체주들과 은행업종의 부진의 영향이 크다"며 "주도주의 추가 상승마저도 소외주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한국 주식시장 그 자체였다. 최근에 그 위력과 영향력이 줄었지만 삼성전자 주가는 시장을 결정짓는 중요한 잣대다. 삼성전자가 소외주라고 하더라도 삼성전자에 대한 관심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 여전히 삼성전자의 힘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은(수익률 측면에서) 주식시장이 매력적으로 투자자에게 다가오려면, 주식시장이 모든 참여자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서는 어쩌면 삼성전자가 힘을 내야 하는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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