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급락, 최후 결전의 전조?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 2007.10.16 15:55

3Q 깜짝 실적 시장불신…한국 반도체 운명 건 '배수진'

삼성전자가 3분기 깜짝실적을 발표하고도 시장불신에 휩싸이며 급락했다. 2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50만원대조차 위협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16일 전일 대비 2만7000원(4.98%) 떨어진 51만5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52주 신저가다.

삼성전자의 급락에 대한 시장의 해석은 크게 두가지로 압축된다.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에 대한 불신 △최후의 결전 임박에 따른 업황 악화가 그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결국 삼성전자가 최후의 승부수를 띄워 승리해 예전처럼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는 '최후의 희망'을 조심스레 언급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배수진'을 치고 모든 능력을 동원해 '해외 연합군'을 격파하기 위해 나섰다는 평가다.

◇왜 불신에 휩싸였나=요즘 증권가에선 삼성전자를 '양치기 소년'에 비유하고 있다. 3분기 깜짝실적은 오히려 불신을 키우는 기폭제로 작용하고 있다. 한마디로 '장부상 효과'를 통해 '숫자(실적/이익)'를 키웠다는 해석이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이제 삼성전자에 대한 미련을 버려야 할 때가 왔다는 느낌"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대우증권 송종호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부문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8600억원으로 본사보다 낮은 점, 해외판매 법인으로의 이전 가격이 다소 높게 책정됐다는 해석, 성과급 등 추가적인 비용 축소가 반영된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D램 68나노, 낸드플래시 51나노 등 미세공정 수율향상이란 근본적인 수익성 차별화에 성공한 것이 아니라 숫자상 '상승'이라는 해석이다.

이익 증가는 △생산성 향상 △비용 절감 △가격 상승 △판매 확대 등을 통해 가능한데, 이번 삼성전자의 이익 증가는 주로 비용절감을 통해 이뤄진 만큼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것이 아니라는 평가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기업설명회(IR)를 통해 또다시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며 시장신뢰 회복을 촉구했고, 오히려 부정적인 시장반응에 부딪히고 있다.

최성제 서울증권 애널리스트는 보다 강력한 부정론을 제시했다. "실제로 원가절감할 수 있는 요인을 찾을 수 없었다"며 '장부효과'에 따른 이익증가라고 분석했다. 에둘러 표현했지만 '숫자상 조작'을 통해 이익을 높였다는 결론이다.


◇최후의 승부수, 그 결과는=해외 경쟁업체의 추격에 맞서 삼성전자는 그동안 다소 방어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기술격차 감소, 시장지배력 축소, 일-대만업체의 포위 등 삼중악재에 막혀 입지가 크게 좁혀진 것이 사실.

하지만 최근 하이닉스반도체가 현물시장에 물량공급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드디어 삼성전자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단순히 선언적인 차원의 대응이 아니라 '전면전'을 선포했다. 올해 반도체 부문에 5조4400억원을 투자하려 했으나 이를 6조8400억원으로 높였다. 특히 메모리 부문(기존 4조8200억원→ 6조1900억원)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송종호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며 "드디어 메모리업체간 '진검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물량 초과에 따라 가격이 크게 낮아진 상태에서 삼성전자의 투자확대는 결국 '생명을 건 경쟁'이 임박했음을 의미한다는 것.

이 전략을 놓고 삼성전자는 장고를 거듭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예전에는 '고사작전'이 절대적인 시장지배력을 발휘하는 핵심 전략으로 유효했지만 현재도 먹혀들 지는 미지수이기 때문. 삼성전자는 윈도비스타, 애플의 아이폰 등이 수요를 늘릴 것으로 기대했지만 무산됨에 따라 직접 나서 전면전을 단행하는 결단을 내렸다.

송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는 분명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는 힘과 체력을 갖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업체간 연합구도, 기술격차 축소, 보유 실탄 등을 감안할 때 결코 낙관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의 배수진 전략은 그 성공 여부에 따라 '반도체 최강국의 입지 강화냐', '또하나의 업체로 전락하느냐'는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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