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 이어 프런티어 마켓이 뜬다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 2007.10.16 15:47
"중국 브라질 인도 러시아는 잊어라. 더 높은 수익을 위해 라트비아 방글라데시 나미비아 아이보리코스트에 도전해라"

미국의 워싱턴포스트가 최근 갈수록 많은 뮤추얼펀드 매니저들이 '프런티어 마켓(Frontier Market)'으로 알려진 시장에 투자하기 위해 탐험해 나섰다며 보도한 기사의 첫 머리다.

지난 10년간 브릭스(BRICs)로 대표되는 이머징마켓이 '대박'을 안겨주었다면 앞으로 10년은 프론티어 마켓이 주도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프론티어 마켓이란 신흥시장으로 번역되는 이머징 마켓(Emerging Market)중 증시 규모가 작고 역사가 짧아 투자자들에게 덜 알려진 중소시장을 가리킨다. 신흥시장보다 덜 알려진 변방에 위치해 있다는 뜻으로 '프런티어 마켓'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머징은 이미 너무 알려져..새 기회는 프론티어에
이미 일부 프론티어 마켓은 이머징시장 수익률을 앞서고 있다. 이머징마켓을 다 채우고도 남을 만한 풍부한 유동성, 고위험을 즐기면서 고수익을 얻겠다는 욕구가 강화되며 그 수혜를 프론티어 마켓이 톡톡히 입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이머징마켓에 대한 버블 우려가 높아지는 것 역시 높은 경제성장을 과시하는 프론티어 시장에 긍정적인 변화다. 미국의 전격적인 금리인하, 브릭스 랠리가 변방의 프론티어 시장까지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프론티어 마켓을 대변하는 우크라이나 증시의 PFTS 지수는 지난 1년간 400에서 1150으로 187%나 급등했다. 지난 3년간 수익률은 700%를 훌쩍 넘는다. 방글라데시는 지난 1년간 100% 가량 올랐다. 올들어 상승률은 75%에 육박, 중국 다음가는 성적이다.

이머징마켓 지수보다 프런티어마켓 지수 더 올라
프런티어 마켓이 각광을 받자 프런티어 마켓인덱스도 등장했다. 22개 중소 프론티어 시장을 포괄하는 'S&P 프론티어 인덱스'는 올들어 10월초까지 31.6% 올랐다. 이는 S&P 이머징마켓 지수상승률 27.1%를 앞선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은 서브프라임 사태로 곤욕을 치루고 있고 이머징마켓은 이미 너무 알려져 새로운 기회를 찾기 어렵다는 점도 프론티어시장의 매력을 높인다.

웨스트LB멜론에셋매니지먼트의 휴 헌터 이머징마켓 책임자는 “숨겨진 보석과 같았던 알찬 시장들이 이제는 너무 노출됐다”며 “따라서 불가피하게 새로운 시장을 찾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프론티어 투자 펀드 봇물

이에따라 개인투자자 자금을 프론티어 마켓에 투입하는 펀드회사가 하나둘 생겨나고 있다. 지난달 뮤추얼펀드회사 T.로우프라이스는 케냐와 레바논 등에 투자하는 아프리카.중동펀드를 출시했다. 이미 나이지리아 최대 은행인 유나이티드 은행에 큰 돈을 투자했다. T로우프라이스는 시장이 커지면서 향후 가나, 나미비아, 모리셔스, 보츠와나, 알제리 등에도 투자할 계획이다.


T로우프라이스의 조셉 롬 애널리스트는 “아프리카는 경제성장률이 높은 데다 지난 5년간 인플레이션이 절반으로 줄었다”며 “또 아프리카 역사상 처음으로 정부들이 적극적으로 전력과 도로 개발에 거액을 지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상최고치로 치솟는 국제유가, 수요가 급증하는 지하자원 역시 프론티어 마켓 투자에서 빼놓을 수 없는 투자포인트다.

아프리카가 뜨는 이유다. 미국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집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의 파모드지 투자홀딩스는 13억달러로 신규 투자를 시작했다. 또 런던의 사모펀드들에도 6월 한달동안만 4억달러가 모이는 등 올들어 20억달러 이상이 새로 유입됐다.

JP모건 체이스,템플턴 애셋매니지먼트, 줄리어스 베어홀딩스 등도 최근 프론티어 시장에 본격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했다.

템플턴은 베트남과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에 10억달러 미만의 자금으로 투자를 시작했고 JP모건은 작년 11월부터 9700만달러 규모의 베트남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수익률은 선진시장을 압도한다.

또 총 1140억달러의 자금을 운용하는 미국 DWS스쿠더는 중국 및 인도 회사 주식 일부를 처분한 자금으로 카자흐스탄 국영 석유 회사와 모리셔스 잠비아 등의 농산물 및 금융 회사에 투자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프론티어마켓은 선진시장과 상관관계가 적기 때문에 세계시장을 강타하는 위기 상황에 오히려 안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올 여름 미국에서 시작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이머징마켓은 미국증시와 함께 동반 추락했지만 프론티어 마켓은 무리없이 위기상황을 넘기는 괴력을 선보인 바 있다.

◇그래도 높은 위험은 고려해야
위험이 높은 프론티어 마켓 투자를 걱정하는 시각은 적지않다. 프론티어 마켓을 견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중국시장에 대한 버블 논란이 커지면서 걱정은 더해지고 있다. 중국이 무너지면 어쩔 수 없이 프론티어 마켓도 급락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중국 기업들의 주가수익배율(PER)은 69에 달한다. 1980년대 대만과 일본 주식시장도 각각 100과 71을 나타냈다. 물론 2000년 기술주 거품 붕괴 직전 나스닥 기업들의 주가는 123배에 거래된 예가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 중국 주식시장의 버블 위험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강도 높게 경고했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도 얼마전 “추세적으로 볼 때 아시아·태평양 시장은 장기적으로 국제 자금의 흐름의 한복판에 있기 때문에 전망이 좋다”며 다만 "신흥시장 가운데 규모가 작은 베트남과 베네주엘라 등 ‘프론티어 마켓’은 투자에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은 투자 세계의 상식이라며 프런티어 마켓이 이머징마켓의 모멘텀을 이어 받아 세계증시 상승을 주도할 날이 올 것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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