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제조업체 줄세우기 노골화?

머니투데이 홍기삼 기자 | 2007.10.16 11:15

납품업체 가격 하락으로 출혈경쟁..경쟁할인점 압박 가능성도

신세계 이마트가 16일 신규 PL상품을 대폭 출시하면서 상품가격을 20%에서 40%까지 줄이겠다는 전략을 전격 발표하자, 식음료업종을 비롯해 생필품업계 전체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이마트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상품판매의 중심 축을, 기존 제조업체가 생산한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전략에서 자체 소싱한 PL제품으로 옮겨가겠다고 밝혔다. 이마트 브랜드를 부착한 PL상품을 전 분야에서 대거 출시해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전체 상품가격을 대폭 내리는 가격혁명을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PL(Private Label)이란 제조업체 대신 유통업체 브랜드를 붙이는 방식으로 기존 이플러스, 이베이직, 자연주의 등이 이마트의 PL브랜드들이었다.

이마트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은 효과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이번에 출시된 이마트 PL상품인 ‘BESTSELECT’(베스트셀렉트) ‘잘익은 양조간장’의 경우 동급 수준인 ‘샘표간장 701S’와 비교시 가격은 20.7% 저렴하면서 간장의 맛과 향기를 결정짓는 질소함유량에 있어서도 1.8대1.7로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마트상품인 ‘핫세이버 사과/포도 요구르트’의 경우 ‘남양불가리스프라임 사과/포도 요구르트’와 비교시 가격이 32.9% 저렴하고 미국FDA 특허를 받은 콜레스테롤 방지제 ‘모노믹스50’을 첨가해 품질 역시 뛰어나다고 이마트 측은 설명했다.

‘콜라’의 경우 이마트PL콜라가 월마트의 콜라PL에 원액을 납품하고 있는 COTT사의 원액을 사용해 ‘코카콜라’의 맛보다 더 ‘콜라’다운 맛이 나도록 했고 가격 역시 ‘이마트 콜라’가 47% 저렴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CJ제일제당, 롯데칠성, 해태제과 등 식음료와 생활필수품 업계는 이마트가 발표한 내용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며 파장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우선 식음료업계는 이마트의 이같은 전략으로 가뜩이나 마진확보가 어려운 여건이 갈수록 악화되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이마트가 특정 중소업체와 손잡고 PL상품 가격을 대폭 낮춰 마케팅을 전면 확대할 경우 같은 상품을 가지고 있는 경쟁업체로서는 가격대응을 하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마트의 이번 전략 발표로 롯데마트, 홈플러스, 이랜드계열 홈에버 등 이마트의 경쟁할인점 등이 경쟁사 대응차원에서 납품업체 전체에게 상품 가격인하를 적극적으로 요구해 올 가능성이 불을 보듯 뻔하다는 지적이다. 이래저래 가격인하 요구를 감내해야 하는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아직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경우 당장 이마트에서 저렴한 가격에 품질좋은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겠지만, 전체 생필품 업체의 영업이익 축소로 연구개발 여건이 악화돼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결코 소비자에게 유리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에 이마트가 PL상품을 출시하면서 총 457개의 모든 협력회사와 업계 최초로 원가 구성 내용을 전부 공유한 점에도 제조업체와 경쟁 할인점은 주목하고 있다.
원가정보를 모두 파악한 이마트의 제조업체 줄세우기가 앞으로 더 심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조치로 이마트의 제조업체 장악력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 강력해 질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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