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대 선 반값아파트, 모델하우스 '한산'

수원=원정호 기자 | 2007.10.15 16:51

[르포]투자가치 없어 일반인 외면… 철저한 실수요자만 청약행렬

15일 오전 수원 화서역 인근에 문을 연 군포부곡지구 모델하우스. 토지임대부와 환매조건부 분양주택이 국내 처음 선보였으나 방문객이 워낙 적어 내부는 한산했다. 도우미들끼리 한가로이 담소를 나누는 모습도 심심찮게 보였다.

↑군포부곡지구 모델하우스 내부 모습
투자 대상은 아니라는 인식이 널리 퍼진 탓인지 외지인 방문객은 적었다. 그보다는 오랫동안 내집 마련을 갈망해온 군포 지역 무주택 서민들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주택공사는 주말 동안 하루 300명에서 많게는 800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했다. 하루 수천명이 몰리는 일반적 모델하우스 개장 풍경과는 대조를 이룬다.

'반값아파트'로 알려진 이들 조건부 분양아파트가 일반인의 저조한 관심 속에 이날 특별공급자와 1순위자를 대상으로 청약 접수에 들어갔다.

주택공사 경기지역본부의 신동은 차장은 "조건부 분양주택은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없는 '거주 개념'의 아파트"라면서 "썰렁한 청약창구 분위기가 아직 낯설어하는 사람들의 정서를 잘 보여준다"고 전했다.

현장을 방문해 청약하는 사람들도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접근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들 중 군포부곡지구의 입지에 대해 이론을 제기하는 청약자는 없다. 부곡지구는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를 허문 곳이라 청정지역이며 의왕역에서 5~10분거리인 역세권이다. 군포 주민들 사이에 우수 주거 지역으로 꼽힌다.

애초 분양아파트를 염두에 두고 설계한 단지라 평면 역시 홈네트워크시스템 장착 등 비교적 유행을 잘 따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들 청약자의 신중함은 환매조건부를 택할것이냐 토지임대부를 택할것이냐의 선택 고민에 있다.

B1블록은 환매조건부로 분양된다. 전매제한 20년 이내에 주택을 팔 때는 대한주택공사에만 되팔 수 있다. 전용면적 74㎡(29평형)와 84㎡(33평형) 415가구로 구성된다. 분양가는 74㎡ 2억1900만원, 84㎡ 2억505만원이다.


B2블록은 전용면적 74.84㎡ 389가구로 토지임대부 조건으로 분양된다. 건물만 분양하고 토지에 대해선 임대료를 내는 식이다. 최초 임대료는 74㎡가 월 37만5000원, 84㎡는 42만5000원에 달한다. 분양가는 74㎡ 1억3530만원, 84㎡ 1억5480만원이다.

수원 율전동에서 온 노부부인 김모씨는 고심 끝에 토지임대부 접수처에 신청서를 들이밀었다 김모씨는 "토지임대부는 월 30만~40만원대 임대료를 내는 게 부담스럽지만 환매조건부처럼 초기 목돈이 많이 필요하지 않아 선택했다"고 말했다.

주택공사는 이들 조건부 분양주택이 일반 분양주택보다 청약률이 떨어지는 가운데 토지임대부보다 환매조건부에 청약자들이 더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장기 거주할 계획의 군포 주민들이 주로 청약하다보니 20년 환매기간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을 것이란 분석에서다. 환매조건부는 분양가상한제 아파트보다 10% 가량 저렴한 게 장점이다.

중소기업 장기근로자 자격으로 주택우선공급에 접수한 박모씨(군포 금정동)는 "평생 내집이라고 생각하고 들어가겠지만 혹시 거주할 형편이 안되면 전세라도 놓으면 된다는 생각에 환매조건부에 청약했다"고 선택 배경을 전했다.

토지임대부도 그렇게 비싼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서민 사이에서 형성되고 있어 청약 결과가 주목된다.

부동산을 중개한다는 최모씨는 "용인 흥덕지구의 민영 임대아파트의 경우 2억4000만~2억5000만원 보증금에 월 임대료가 50만원수준이었다"면서 "이에 비하면 토지임대부가 1억원 이상 싼 편이라 주변에 청약하기를 권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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