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의 굴욕? 또하나의 전략?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 2007.10.15 18:00
범여권의 이른바 '대통합' 플랜이 일단락된 시점은 지난 8월. 대통합민주신당이 우여곡절 끝에 창당하면서다.

1월에 시작된 논의가 지지부진했던 표면적 이유는 열린우리당, 민주당의 통합 문제. 그러나 실제 이유는 이른바 '친노 세력'의 거취였다.

결국 내려진 결론은 '배제없는 통합'. 열린우리당을 지켜낸 친노세력도 이에 동참했다. "들어가서 싸워 이기겠다"(유시민 의원)는 논리였다.

'친노 세력'의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9명의 후보들이 나선 예비경선(컷오프)에서 친노 진영은 이해찬 유시민 한명숙 후보가 3, 4, 5위로 본선에 오르는 저력을 발휘하며 다른 후보들을 위협했다.

이들 3인방의 득표율 합은 33.93%. 이는 범여권 '빅2'로 분류됐던 손학규 후보(24.75%)와 정동영 후보(24.46%)를 크게 앞질렀던 결과로 분위기는 달아올랐다.

다만 이후 상황 전개는 예견된 시나리오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한명숙 후보 사퇴와 1차 단일화, 첫 지역 경선 후 유시민 후보의 사퇴와 2차 단일화 등 '순리대로' 진행됐다. 예측을 벗어나지 않는 드라마는 흥미를 줄 수 없는 법. 친노 3인방의 단일화도 그랬다. 재미는 반감됐고 득표율은 현저히 떨어졌다.

첫 경선 지역이었던 제주와 울산에서 나온 이 후보와 유 후보 득표율을 합계는 40.2%. 최종 성적표는 이에비해 초라하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인 부산 경남 지역 경선에서도 1위를 놓친 데 따른 상처가 적잖다.

결과외에 내용상 알린 것도, 얻은 것도 없다는 소리도 들린다. 일각에서는 이번 결과를 놓고 '친노의 실패' '친노의 굴욕'이란 얘기도 나온다.


친노 진영이 경선 이후 갈 길을 놓고 고민 중인 것도 이런 진단과 무관치 않다. 아직 진영내 의견 통일이 된 상황은 아니다.

물론 '경선 결과 승복'이 우세하다. 이해찬 후보가 누차 경선 승복을 강조해온 데다 독자의 길을 갈 명분이 많지 않다.

신당 소속 한 의원은 "이 후보의 정치 스타일을 고려할 때 불복이나 탈당 등은 고려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신 당내 블록화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이를 토대로 향후 당권 등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다.

그럼에도 한편에선 장외주자인 문국현 후보의 얘기가 끊임없이 나온다. 성향상 가까운데다 대선 이후 그림까지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김혁규, 이해찬, 유시민, 한명숙 등 기존의 친노 카드 외에 아껴뒀던 히든 카드로 문 후보를 지목하는 이들도 있다. 이번 경선은 '친노의 전략'중 하나라는 해석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노무현 대통령의 의중. 친노 진영을 끌고 갈 명실상부한 대표가 없는 상황에서 노 대통령의 주문이 바로미터가 될 수 있기 때문. 노 대통령이 신당 경선에 대해, 또는 정 후보에 대해 어떤 언급을 하느냐가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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