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가 기회' 여름 폭락장서 되레 대박

머니투데이 박영암 기자 | 2007.10.16 08:48

[30조 쩐의전쟁 파생상품 트레이더의 세계 ] (3)3인방 투자전략-표승렬 한국證 ELS 트레이더

"개인투자자들에게 미안하지만 지난 여름 폭락장에서 올해 영업이익의 70% 이상을 벌어들였죠."

표승렬(사진) 한국증권 투자공학부 차장은 15일 "올들어 꾸준히 매매이익을 올렸지만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대다수 투자자가 큰 손실을 입은 7,8월장에서 좀 더 많이 벌었다"고 밝혔다. 코스피시장과 삼성전자 포스코 등 개별주식의 변동성이 급증하면서 주식연계증권(ELS) 트레이더로서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었다.

표 차장은 "ELS는 증권사 트레이더가 고객들에게 일정한 금액(프리미엄)을 지불하고 특정계약을 매입한 이색옵션(Exotic Option)의 일종"이라며 "변동성 등 옵션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에 대한 효율적 리스크 관리와 이들을 신속하게 매매할 수 있는 국내외 네트워크가 큰 돈을 버는 데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ELS트레이더는 고객이 조기상환 수익률이라는 프리미엄을 받고 발행한 이색옵션을 매수한 후 주식 채권 장외(내)옵션 선물 등을 매매해서 고객에게 지불한 프리미엄을 충당한다 .나아가 인건비 등 제반 부대비용 이상을 회사에 안겨준다. 표 차장은 이같은 매매를 하지만 △탁월한 변동성 예측 △ 효율적인 리스크 관리 △ 장외파생상품에 적극적인 회사의 후광 등으로 타 증권사 트레이더보다 양호한 성과를 거뒀다.

먼저 탁월한 변동성 예측. 변동성은 옵션트레이더들의 매매성과를 좌우하는 등 옵션매매에서 가장 중시해야 할 변수다. 표 차장은 "지난해 축소된 변동성이 올들어 다시 증가할 것으로 보고 다른 ELS 트레이더과 달리 올 상반기에 적극적으로 변동성 매매에 나섰다"며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올 상반기에 매수한 변동성을 7,8월 홍콩 싱가포르 소재의 투자은행에 비싼 가격으로 매도하여 큰 차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표 차장이 5년간의 트레이더 생활에서 축적한 '핀 리스크'(Pin Risk) 헷지방법도 경쟁력의 원천. 핀 리스크는 만기일을 하루이틀 남기고 옵션이 깊은 외가격에서 얇은 외가격 또는 내가격으로 전환할 경우 옵션발행자(매수자)의 손익크기가 급등락하는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ELS에서는 만기일까지 서너개의 핀 리스크가 존재한다.


그는 "다양한 방법으로 핀 리스크를 헷지하며 안정적으로 매매이익을 얻었다"고 밝혔다. 표 차장은 또한 "ELS 트레이더가 안게 되는 감마와 베가 리스크 등도 반대 포지션의 장외옵션을 적극 매도하여 효율적으로 관리했다"고 설명했다. 주가하락과 변동성 축소로 떠안게 될 ELS 원금손실위험을 장외옵션 매도로 충분히 헷징했다는 설명이다.

한국증권이 올들어 ELS를 1조3천억원어치 발행하고 이중 약 40%를 자체 헷지하는 공격적 영업전략도 후광효과로 작용했다. 특히 ELS트레이더로서는 최대규모인 5000억원을 매매하면서 구축한 국내외 네트워크도 힘을 실어줬다.

이들 네트워크를 통해 ELS 기초자산을 헷지하는데 필요한 개별주식과 코스피지수의 장외옵션을 매매할 수 있었다. 가령 코스피지수의 장내옵션은 만기가 1개월에 불과하지만 외국계 투자은행을 통해서는 최대 3년물까지 매매할 수 있다. 이들을 통해 변동성을 자유롭게 매래할 수 있었던 것도 경쟁사 ELS 트레이더보다 유리했다.

이밖에도 같은부서의 ELW 트레이더 협조도 매매에 큰 힘이 됐다. 가령 델타헷징 차원에서 주식이나 선물 장내옵션 등을 매일 한두차례 매매해야 할 때 이를 ELW부서에 넘겨 거래비용 등을 크게 절감할 수 있었다.

표 차장은 "아직 ELS 시장이 초창기라 한국증시에 적합한 트레이딩 기법을 체계적으로 개발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경험만 좀 더 축적되면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외국계와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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