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주하는 중국 증시, 파티는 이어질 것"

황숙혜 기자 | 2007.10.18 15:50
PER(주가이익률) 50배의 중국 증시가 어디까지 질주할까.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고속 성장보다 더 뜨거운 주가 상승 열기가 언제까지 지속될까.

시장 향방을 가늠하는 투자자들은 적어도 2008년 베이징올림픽까지는 추세에 흔들림이 없을 것으로 믿는 분위기다. 적극적인 인프라 투자와 소비 증가, 탄탄한 수출 등을 토대로 한 경제 성장과 주가 상승이 내년 올림픽까지는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다.

이같은 전망에는 최근 몇 년 동안 급등장 속에 형성된 중국 증시의 거품이 세계적인 이벤트를 치른 후 일정 부분 제거될 것이라는 관측이 깔려 있다.

그렇다면 베이징올림픽이 중국 증시의 의미있는 변곡점으로 작용할까. 2008년 가을 이후에는 가파른 하락 리스크가 잠재돼 있는 걸까.

◇ 베이징올림픽 이후에도 파티는 이어질 것

국내외 어떤 투자가도 중국 증시의 거품을 부정하지는 못한다. 수 십년 후에는 중국과 미국과 일본을 제치고 경제강국이 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에도 최근 몇 년 사이 주가 상승이 과도하게 뜨거웠다는 지적이다. 또 닷컴 붐을 연상케 하는 중국 개인 투자자들의 투기 거래도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베이징올림픽 이후 중국 증시의 추세가 반전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일부 과도하게 오른 올림픽 수혜주를 중심으로 조정이 나타날 수는 있지만 시장의 상승 흐름이 완전히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 투자가들은 올림픽을 기점으로 기간산업에 대한 투자가 주춤할 것이라는 관측도 현실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데 입을 모았다.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의 경우 기본적인 인프라 투자가 이뤄진 상태에서 개최됐기 때문에 개발과 투자가 지속되지 않았지만 중국은 상황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또 내년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2010년 상하이 세계박람회와 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국제 행사가 기다리고 있어 경기 호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투자가들은 중국 증시의 변곡점으로 2008년이 아닌 2011년에 주목했다. 국제 행사가 마무리되는 2010년 이후 본격적인 조정이 나타날 것이라는 예측이다. 또 이 때 증시 하락은 중국의 특수한 움직임이 아니라 글로벌 자산 가격의 조정의 큰 흐름 속에서 나타날 것이라는 주장이다.

김상현 씨엔에스홀릭 차이나스톡 대표는 "중국 증시의 추세 변화는 국제 행사가 마무리된 후 2011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 때부터 인프라 투자 열기가 주춤하는 한편 외국인의 주식 거래가 자유화 돼 유동성 측면에서도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의 투자에 제한이 풀리면 그만큼 차익실현이 자유로워지고, 이는 주가가 적정 수준을 찾아가는 데 일조할 것이라는 얘기다. 앞으로 2~3년 동안 외국인이 주도하는 우상향의 시황이 형성된 후 '팔자'가 활발해지면서 추세 전환이 나타날 것이라는 것.

그는 하지만 2011년 이후로 예상되는 주가 조정은 '패닉'에 비할 만큼 고통스러운 추락이 아니라 6개월 가량 비교적 짧은 기간에 건강한 조정의 형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유동성·밸류에이션 매력적인 홍콩 H주에 주목

단기적으로 홍콩 H주의 주가 흐름이 도드라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유동성과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메리트를 지니고 있다는 분석이다.


홍콩의 H주는 중국 자본으로 설립됐으며 본토에 적을 둔 기업이 상장된 시장이다. H주에는 약 40개 기업이 중국A 증시와 동시 상장돼 있다. A증시는 중국 본토(상하이, 심천)의 주식시장이며, 일부 외국인에게도 제한적인 투자가 허용돼 있지만 내국인 투자가 주류를 이룬다.

A주와 H주에 같은 기업이 동시 상장된 경우에도 거래 화폐와 유동성, 주주권리 등 여러가지 차이점 때문에 H주가 A주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밸류에이션이 H주의 투자 메리트를 높이는 것이다.

또 국내 개인투자자에 대한 H주 투자를 허용하는 중국 정부의 방침도 관련 종목의 주가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증권에 따르면 향후 2개월 동안 중국 적격기관투자가(QDII)의 상품을 통한 홍콩 투자자금이 1400억 위안(186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강창균 미래에셋생명 PB팀장은 "지난 2001년 내국인의 B주 투자를 개방했을 때 B주가 급격한 상승을 보인 바 있다"며 "대기자금이 풍부한 만큼 H주 역시 내국인 투자 허용을 계기로 2차 랠리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상당수의 중국인이 H주 거래를 위해 홍콩 증권사에 계좌를 개설했거나 이미 차명계좌 등의 방법을 통해 매매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창균 팀장은 "홍콩 H주는 중국 A주에 비해 밸류에이션이 낮아 투자 메리트가 높을 뿐 아니라 올림픽 수혜주가 다수 포함돼 있어 당분간 상승 흐름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 인프라·유통주 매력적, 투자상품 다양화

중국의 '잔치'가 앞으로 3년 가량 더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면 어떤 종목에서 기회를 찾아야 할까.

중국 투자가들은 인프라 투자 및 소매 관련 종목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주택과 도로 등 각종 개발 프로젝트가 지속되는 한편 국제 행사의 특수로 소매 판매가 활발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원자재와 건설, 유통 등의 업종이 탄탄한 주가 흐름을 형성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편 펀드 일색이었던 중국 투자 상품이 다양화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삼성투신은 국내 최초로 홍콩H지수와 연계된 ETF(상장지수펀드)인 코덱스 차이나(Kodex China) H ETF를 개발, 지난 10일부터 본격적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벤치마크 지수는 홍콩 HSCEI로 홍콩H주 가운데 우량기업 43개로 구성됐다.

코덱스차이나 H ETF는 3% 내외의 수수료를 내야 하는 펀드와 달리 0.7% 가량의 저렴한 보수로 H주에 투자할 수 있다. 주식과 마찬가지로 차익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는 것도 ETF의 장점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홍콩 H주의 향후 전망이 밝은 만큼 코덱스차이나 H도 매력적인 투자 상품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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