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민 다농'으로 꿈 펼치는 프랑스 청년

방글라데시=희망대장정  | 2007.10.16 09:07

[젊은 아시아, 빈곤을 넘어]<2-2>실방 로미오 프로젝트매니저

편집자주 | 2달러, 우리돈으로 약 1800원. 이 돈으로 아시아 인구 중 9억명이 하루를 삽니다. 21세기 이후 아시아 경제성장률은 연 평균6.3%로 다른 지역의 2배에 가깝습니다. 아시아는 과연 빈곤을 넘어설 수 있을까요? 그 답을 찾아 김이경, 윤여정, 주세운 등 세 젊은이로 구성된 '희망대장정'팀이 지난 9월, 아시아 최빈국의 빈곤현장에 뛰어들었습니다. 80일 동안 이어질 이들의 희망대장정을 머니투데이가 전해드립니다.

↑실방 로미오
"이 프로젝트는 빈민들로부터 창출된 수익을 지역의 빈민들에게 재투자합니다. 창출된 이익이 주주들에게 가버리는 기존의 기업 사회공헌과는 질적으로 차원이 다릅니다."

방글라데시 보그라 지역, '그라민다농푸드'의 첫 파일럿 공장에서 만난 프로젝트 매니저 실방 로미오(27, 사진)씨는 깊고 검은 눈이 인상적이다. 그러나 그는 방글라데시인이 아니라 프랑스인이다. 지난해 12월 경 프랑스에서 이 프로젝트를 위해 건너왔다.

그의 안내로 둘러본 공장에선 재료 공급에서부터 포장까지 원스톱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4기의 태양전지판, 자체 정수처리장, 20톤 용량의 빗물 취수탱크 등 시설 또한 친환경적이었다. 최빈국 방글라데시에선 보기 힘든 최첨단 시설이었다.

이 회사는 2006년 3월, 방글라데시의 그라민은행과 다국적 기업 '다농'이 각각 50:50의 지분으로 설립한 합작회사다. 이 회사를 통해 그라민은 '자국 어린이의 영양 보충'이라는 목적을, 다농은 '사회공헌'이라는 목적을 이룬다. 즉, 이 회사는 사회적 목적과 재무적 목적을 함께 충족시키는 사회적 기업이다.

이 회사는 올 2월에 첫 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덕분에 만성적인 영양부족으로 설사와 각종 질병에 노출된 방글라데시의 어린이들은 각종 비타민과 유산균이 풍부한 요거트를 5타카(우리돈 70원 정도)라는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게 됐다.

이 회사의 요거트 하루 생산량은 아직 목표치 3톤의 10% 수준인 250kg다. 그라민다농은 이 파일럿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10년 내에 이와 같은 공장을 방글라데시 곳곳에 50여개 지어서 30%의 방글라데시 아동들에게 영양분을 공급할 방침이다.


로미오씨는 "영양공급뿐 아니라 지역경제를 살리는 것 또한 그라민다농의 중요한 목표"라고 말했다. 요거트 공장 50여개가 들어서면 2만5000명의 직접고용, 10만명의 간접고용을 창출할 수 있다.


그는 "그라민 다농푸드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근접성(proximity)"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요거트 재료의 구매는 물론 요거트 판매까지 공장이 위치한 보그라 인근 지역에 한정한다.

↑그라민다농의 요커트 '샥티 도이'
판매상점에서 제품의 상태를 확인 중인
로미오씨.

"큰 기업을 한 개 만드는 것보다 작은 규모의 기업을 여러개 짓는 것이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 경제, 특히 농촌 경제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일거리 또한 최대한 단순화하고 다양화해 가능한 많은 일자리를 만드려고 노력합니다. 직거래로 하면 될 요거트 판매도 중간 상인을 통해 공급하죠."

그는 대학에서 지속가능경영을 공부했다. 그때부터 다농푸드와 같은 사회적기업에 근무하는 것이 자신의 오랜 꿈이었다고 말했다. 기존에 잘다니던 기업을 그만두고 오지인 방글라데시까지 건너왔지만 지금 자신의 회사와 업무에 대해 매우 자랑스러워하는 것 같았다.

이 지역에서 만난 전계향 한국국제협력단(KOICA) 단원은 그라민다농의 요거트에 대해 "방글라데시에서는 기존에 상상할 수 없었던 뛰어난 맛과 영양분의 제품이라 지역 내에서 인기가 많은 편"이라며 자신도 즐겨먹는 단골팬임을 자처했다. 로미오씨의 꿈은 방글라데시에서 실현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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