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 12일 김 전 수석부행장을 지주회사 설립기획단장으로 전격 발령했다. 이로써 '행장-수석부행장-부행장'으로 구성됐던 국민은행 집행부에서 '수석부행장' 직위는 당분간 사라지게 됐다. 이번 발령으로 공석이 된 경영전략 총괄은 최인규 전략본부장이 대행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강정원 행장이 지주사 설립업무 등을 고려할 때 김 전 수석부행장이 지주사 설립업무과 은행의 경영전략 업무를 병행하기 어렵다고 판단, 그를 지주사 설립쪽에 전념케 한 것"이라며 "앞으로 김 전 수석부행장은 은행의 다른 사업업무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신 그동안 김 전 수석부행장이 총괄했던 경영전략은 강 행장이 직접 챙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민은행이 수석부행장직을 폐지할 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현재 국민은행 내 수석부행장직은 공석으로 사실상 사라졌다"며 "그러나 통합 3기 운영을 구상하고 있는 강 행장의 결정에 따라 (수석부행장직이) 다시 생길수도 없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국민은행의 전격적인 인사에 대해 금융권은 연임에 성공한 강 행장이 '친정체제'를 강화하려 하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최근 차기 행장 선임과정에서 김 전 수석부행장이 강 행장과 함께 차기 행장후보로 물망에 올랐다는 점도 이같은 해석을 뒷받침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최대은행인 국민은행이 외환은행ㆍ증권사 인수에 잇따라 실패하면서 경영전략 쪽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을 받아온 것은 사실"이라며 "강 행장이 이같은 비판을 불식시키고 자신의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해 자신의 오른팔 격인 김 전 수석부행장을 인사조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수석부행장은 그동안 국민은행 사외이사로 일하다 지난해 1월 등기이사인 수석부행장으로 전격 영입, 은행의 2인자로서 인수합병(M&A) 등 경영전략 업무를 총괄해 왔다. 특히 외부 노출을 꺼리는 강 행장 대신 최고경영자의 역할을 수행하며 은행의 '공식적인 입'으로 통해 왔다.
그러나 최근 차기행장 인선 과정에서 유력 행장후보 중 한명으로 지목돼 연임에 성공한 강 행장과의 관계가 주목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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