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 배우들 '상처'만 낸 경선 레이스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 2007.10.14 17:25
대통합민주신당의 경선은 '흥행'에서 실패했다. 막판 '모바일(휴대전화)' 선거가 '효자' 노릇을 했지만 전체 흥행 성적은 그래도 중간 이하다.

이뿐만 아니다. 주연 배우들의 이미지도 '업그레이드'되기보다 상처만 났다. 손학규 정동영 이해찬 등 저마다 한가닥 정치인들이 나섰지만 확실한 '이미지'를 심는데 실패했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대항마'로서의 이미지도 각인시키지 못했다. 결국 얻은 것보단 잃은 게 많다.

◇孫, 힘든 연착륙 = 손 후보는 범여권 합류 전 부동의 범여권 대표주자로 꼽혔다. 그러나 그가 범여권에 합류한 뒤 상황은 달라졌다.

그를 원했던 범여권 지지자들은 막상 그가 링에 오르자 별다른 환호를 보내지 않았다. 광주에서 만났던 한 시민은 "미덥지 못하다"고 했다.

손 후보 캠프에서도 부인하지 않는다. 선거 초반 본선 경쟁력에만 초점을 맞춘 나머지 범여권 전통 지지층을 이해시키는 데 실패했다는 것.

중도 세력의 지지를 이끌어내고 나아가 한나라당 지지표까지 끌고 올 것이란 '경쟁력'에 앞서 넘어야 할 산을 간과했다는 의미기도 하다. '강점'을 살리지 못한 채 '약점'만 부각된 대표적인 사례다.

경기도지사를 지내며 일궈낸 투자 유치와 일자리 창출 등 그의 자산도 마찬가지. 경선 기간 중 이는 철저히 감춰졌다. 광개토 전략 등 나름의 구상과 공약도 '공허함'에 갇혔다.

반면 경선 기간중 나타난 '칩거'와 같은 돌출 행동은 온전히 상처로 남았다. 불법 동원 선거에 대한 항의 표시였다지만 비판이 더 많았던 게 사실. 특히 한나라당 탈당에 이은 행동이어서 스스로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왔다.

◇鄭, 덧씌어진 과거 이미지 = 정 후보의 강점은 좋은 이미지다. 깔끔한 외모에 화려한 언변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토대다.

폭발적 연설 솜씨와 호소력은 그의 지지자들을 열광케 한다. 여기에 '개혁성'까지 결부되면서 범여권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해 온 게 사실. 지난 2002년 경선때 완주한 경험도 그에게는 '준비된 대통령'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예였다.


그러나 이 장점들은 '역풍'에 흔들렸다. 대표적인 게 조직 동원 선거 논란. 경선 초기에는 손 후보가, 중 후반에는 이 후보가 집중 공격하며 그의 개혁성과 참신함은 조금씩 무너져갔다.

오히려 '구태 정치'란 이미지가 덧씌워졌다. 착실히(?) 준비해온 게 덫이 돼 버린 것.

그런 가운데 이번 경선에서 강하게 심어주려던 '개성 동영'의 추진력 이미지는 발 붙일 틈이 없었다.

노무현 대통령 및 참여정부와의 관계에 대한 확실한 스탠스를 보여주지 못한 것도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李, 새 이미지 창출 실패 = 이 후보의 정책 능력에 이견을 다는 이는 없다. 어느 캠프 소속이건 이 후보의 '능력'에는 엄지 손가락을 치켜든다.

꼬장꼬장한 이미지도 거짓말은 안할 것 같다는 느낌을 주며 어느 정도 긍정적으로 비쳐진 게 사실.

그럼에도 이 후보 역시 스스로의 한계를 뛰어넘지는 못했다. 대표적인 게 '친노' 색채. "대통령과의 친소 관계로 구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주장을 펴 왔지만 그렇다고 정책적 비전 등을 통해 현 정부의 성과를 알리는 데 성공한 것도 아니란 평가다.

특히 그만의 정책 전문가다운 면모를 보여주지 못한 것도 이번 경선 과정의 아쉬움이다. '초일류국가' '한반도 평화 경제' 등 그의 구상은 선거 과정 내내 묻혔다.

경선 자체가 파행을 겪은 탓도 크다. 그 과정에서 그는 "원칙은 반칙을 이긴다"며 강공책을 폈다. 자연스레 '원칙주의자'이면서 '강성'이라는 기존의 이미지만 한층 강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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