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공불락 서브프라임 "1000억불 펀드로 잡는다"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 2007.10.14 16:47

(상보)美투자은행들, 대규모 펀드조성 협의중..LTCM때와 유사

씨티, 모간체이스 등을 포함한 미국의 대형 은행들이 글로벌 신용 경색 위기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공동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들 대형은행들은 모기지증권이나 여타 투자의 가치 지지를 위해 1000억달러 규모의 공동 자금을 조성하기 위해 협의 중이다. 구체적인 펀드 조성 계획은 씨티그룹의 3/4분기 실적이 공개되는 15일 공식 발표될 가능성도 있다.

이번 계획과 밀접한 한 소식통은 공동 자금 조성 계획은 미국 재무부의 주도로 이뤄졌다고 전했다.

골드만삭스 경영진을 역임한 로버트 스틸 미 국내담당 재무차관의 직접 주재 하에 이들 은행 대표들은 3주 전 워싱턴의 재무부에서 회동을 가졌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도 이번 계획을 돕고 있다. FRB는 다양한 정보 제공을 이번 계획을 간접 지원하고 있다.

씨티그룹, JP모간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대형은행들이 조성할 새로운 펀드(가칭 M-LEC, Master-Liquidity Enhancement Conduit)는 글로벌 금융시장 위기를 피하기 위한 적극적인 해법의 일환으로 계획된 것이다.

은행들이 자산에 대한 추가 상각에 나서고 이를 대차대조표상 손실로 처리하게 될 경우 신용경색은 더욱 악화되고 경제는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더욱 커지게 된다. 이 경우 기업들과 주택구매자들은 자금 대출을 받기 더욱 힘들어진다.

연준이 이러한 신용경색 위기를 완화하기 위해 긴급자금 제공과 금리 인하에 나섰지만 아직 투자자들을 완전히 진정시키지 못하고 있다.

◇ SIV 위기 타개가 우선

공동펀드는 SIV(Structured Investment Vehicle) 회생을 주목적으로 하고 있다. 마련된 1000억달러의 자금으로 SIV의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을 매입, 이들의 유동성 숨통을 틔워준다는 계획이다.

SIV는 씨티그룹 등 금융회사들이 자산 유동화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 설립 은행에 대해 독립적인 권한을 행사하고 있는 SIV는 높은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저금리 단기채권을 발행하고 이를 통해 모아진 자금을 모기지증권, 중소기업들의 어음(CP) 등 고위험 고수익 자산에 상당부분을 투자해왔다.

SIV들은 지난 8월 이후 신용경색 사태가 불거지면서 위기에 직면했다. SIV가 보유한 자산의 안정성 악화는 신용시장 위기 확대를 부추켰다.


씨티그룹은 가장 큰 규모의 SIV를 운영하고 있다. 씨티그룹의 7개 SIV가 보유하고 있는 자금은 1000억달러. 무디스가 집계한 8월 28일 현재 전세계 SIV 전체 자금 4000억달러의 4분의 1이다.

영국 금융 당국도 공동펀드에 관심을 표시하고 있다.

영국 금융감독청(FSA)는 자국 최대 은행 HSBC에 펀드 참여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HSBC는 쿨리안파이낸스라는 명칭의 SIV를 통해 35억달러를 운용하고 있다. 이에 대한 HSBC측의 공식 반응은 아직 전해지지 않고 있다.

◇ 롱텀캐피털과 유사

공동펀드 조성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이번 계획 참여 물망에 올라 있는 일부 대형 은행들은 씨티그룹이 자초한 위기를 업계 전체가 나서 도와줄 필요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SIV문제는 씨티그룹 스스로 해결해야될 문제라는 것이다.

하지만 가능성은 매우 높은 편이다.

공동펀드 씨티그룹과 공동펀드 조성에 대한 논의를 계속하고 있는 모간체이스, BoA 는 씨티그룹과 달리 SIV를 보유하지 않고 있다. 대신 모간체이스와 BoA는 공동 펀드 조성 과정에서 상당한 수수료 수입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속내가 어떻든 SIV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한 '수퍼콘듀잇'이 발행하는 채권은 참여 은행 전원이 공동으로 책임을 진다.

이번 공동펀드는 과거 롱텀캐피털의 경우와 비슷하다.

1998년 파산 위기에 직면한 헤지펀드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를 구하기 위해 FRB의 주도 하에 7개 대형 은행과 투자은행들은 공동 자금을 마련한 바 있다. 그러나 LCTM은 러시아의 모라토리엄 선언과 함께 파산했다. 이 여파로 엔캐리트레이드 청산이 대거 이뤄졌고 은행들의 대규모 손실과 한달간의 증시 급락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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