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샷' 뒤 '해독' 가능할까?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 2007.10.14 17:25
한 달간 이어진 대통합민주신당의 경선. '치열'했다기보다 '처절'했다.

'치열한' 전투는 본선을 향한 '담금질'이지만 '처절한' 싸움은 치유하기 힘든 '상처'로 남는 법. 경선이 끝났음에도 당 안팎에서 "시원하다" "이제 본선이다"라는 얘기를 듣기 힘든 이유다.

대신 '후폭풍' '후유증' 등의 단어가 더 회자된다. 이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도 있다. 신당 핵심 관계자는 "지난 한달보다 더 힘든 두 달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무엇보다 경선 과정에서 세 후보나 신당이 받은 상처가 큰 탓이다. 특히 정책 등의 '대립'이 아닌 감정적 대립이 큰 터라 회복이 쉽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시간도 많지 않다. 당장 '단일화'에다 '본선' 등의 험난한 산을 넘기에도 바쁜 터여서 당내 화합까지 이끌어 낼 시간적 여유가 충분치 않다.

"창당, 경선에 이어 경선 이후 봉합과 단일화 등도 '원샷'에 해야 할 처지"(신당 관계자)라는 자조도 들린다. "'원샷'한 뒤 해독하려면 시간이 필요하겠다"는 우스개 소리도 마찬가지.


경선 과정에서 나타났듯 당 지도부의 역량이나 당 자체의 결집도 역시 지극히 낮다. 특히 우려를 키우는 것은 남아 있는 정치 일정이다.

일단 '단일화'가 '화합'의 변수다. 한 의원은 "한나라당은 승자에게 승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범여권은 또 달려갈 곳이 있지 않냐"면서 '단일화 과정'이 또한번 갈등 요인이 될 것임을 부인하지 않았다.

또 다른 의원은 "경선 이후 후유증, 후폭풍보다 더 걱정해야 할 것은 패배주의"라고 일침을 놨다. 대선을 체념한 채 총선으로 눈길을 돌릴 경우 '단일 대오'를 형성하기는커녕 분열이 증폭될 것이란 우려다. 이미 제 살 길을 찾으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물론 낙관도 있다. 한 캠프에 속한 의원은 "한나라당도 죽기 살기로 싸웠지만 결국 봉합, 화합의 길을 걷지 않냐"면서 "약간의 잡음은 있을 수 있지만 후보자 중심으로 다시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 후보가 하나로 합치면 의외로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란 기대도 있다. 그러나 이런 목소리는 '소수'다. 어두웠던 경선의 끝을 통과했는데도 여전히 밝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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